30일(현지 시간) 주애틀랜타 총영사관과 현지 한인매체에 따르면 지난주 현지에서 열린 한인 여성 4명 중 2명의 장례식에는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가 아닌 경찰영사와 민원영사가 각각 참석했다. 김 총영사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이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해 저희로서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영사를 보냈다”면서 “다만 총영사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이나 동포사회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유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영사는 비슷한 시기에 다른 한인의 장례식에는 참석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한인 참전용사의 운전면허증에 참전 사실을 기록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계속 협력해온 단체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주미대사가 애틀랜타 현장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총격 사건 희생자 8명 중 4명이 한인 여성이었던 데다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응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찾아 아시아계 지도자들과 면담하고 현지 대학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을 규탄하는 연설을 했다. 한국계 앤디 김 의원을 비롯해 연방의원들도 사건 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아시아계 인사들을 만났다.
주미대사 내정자인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이임인사를 한뒤 의장실을 나오고 있다. 2019.09.30. 【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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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관은 사건 발생 후 대사관 건물에 조기를 게양하고 대사의 추모 메시지를 발표했으며, 미국 내 반(反)아시아 범죄 증가의 동향을 분석해 대응책을 수립하는 등 대응해왔다고 해명했다. 대사관 측은 “외교부 본부 및 주애틀랜타 총영사관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하면서 종합적으로 대응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현지 총영사관의 행보에 대해서까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외교부의 재외국민 안전 보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유족 측이 장례식이 공개되거나 외부인이 오는 걸 원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현지 교민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가장 위로 받는 건 진정한 마음을 보았을 때인데, (추모행사나 장례식) 한 번 가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냐”며 씁쓸해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채널A 유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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