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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학의 사건 기소' 후폭풍…극으로 치닫는 공수처 · 검찰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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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종료 뒤 송치하라'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사건 이첩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던 '공·검·경 3자 협의체'도 난관에 부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수사팀은 어제(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검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사건은 법무부 출입국 담당 공무원들이 2019년 상부 지시에 따라 김 전 차관의 출국 정보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열람하고 이를 토대로 긴급 출국금지 조처를 했다는 것이 쟁점입니다.

차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 받아 긴급 출금을 승인한 혐의를, 이 검사는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거 사건번호로 작성한 긴급 출금 요청서를 제출한 혐의를 각각 받습니다.

공수처는 지난달 12일 사건을 재이첩하며 '수사 완료 후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송치해달라'고 했지만 검찰은 두 사람을 기소하면서 '실력 행사'로 대응했습니다.

'김학의 사건'의 한 갈래이자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김진욱 공수처장이 비공개 면담한 게 드러나면서 충돌했던 양 기관의 갈등은 이번 기소로 점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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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김진욱 공수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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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은 오늘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기소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다만 검찰의 기소 자체는 예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검찰이 기소하더라도 사법부가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공소 기각 등의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기소에 따라 공수처가 이 사건을 다시 가져와 '1호 사건'으로 직접 수사할 것이라는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수원지검이 차 본부장과 이 검사를 기소했지만, 출석을 거부하는 이성윤 지검장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지검장은 이 사건과 관련한 '수사 중단 외압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에 관련된 법무부 소속 다른 공무원, 보고체계에 있던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이 사건을 공수처가 직접 수사해야 한다며 수사 의뢰한 점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싣습니다.

마침 공수처는 오늘 인사위원회를 통해 검사 인선을 마무리 짓기에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여건을 완비하게 됩니다.

공수처와 중복된 수사에 대해서 공수처장이 요청하면 다른 수사기관은 이에 따라야 한다는 공수처법 24조1항을 발동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이 이첩한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도 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싸늘했던 공수처와 검찰의 관계가 급냉각 사태에 빠지면서 사건 이첩 규정을 협의할 3자 협의체 가동도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김 처장은 이미 어제 "우리는 사건·사무 규칙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다른 곳에서 흘러나갔다"며 "검찰에서 나온 건가"라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소로 사실상 이첩 규정에 대한 협의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공수처가 자신들의 주장대로 사건·사무규칙 제정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직접 수사에 착수하려면 규칙이 제정돼야 하는데, 김 처장이 4월 내 수사를 공언해온 만큼 접점을 찾을 만한 시간이 없다는 측면에서입니다.

다만 규칙 제정 강행은 두 기관의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 면담과 관련해 수사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로 고발당한 김 처장 등을 수사하는 상황까지 간다면 양측의 불신과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사건·사무규칙을 협의 없이 그대로 제정할 가능성에 관해 묻자 "협의 중"이라는 짤막한 답변만 내놨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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