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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수돗물 깔따구 1년 지났는데…이제야 먹는 수돗물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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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수돗물 먹는 실태 조사에 나선다. 2019년 붉은 수돗물, 2020년 깔따구 사태가 터져나온 뒤에 벌이는 조사인 만큼 공식 조사에서도 수돗물 음용률은 바닥을 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환경부는 5일부터 6월까지 전국에서 수돗물 음용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돗물 음용 상황을 조사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번 조사는 전국 161개 지자체에서 7만246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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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깔따구 유충이 처음 발견된 인천 공촌정수사업소에서 한 관계자가 침전소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수돗물의 안전성을 홍보하며 수돗물 음용을 적극 권장해왔다. 서울특별시가 수돗물에 '아리수' 브랜드를 만들며 음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인천 '미추홀참물', 부산 '순수365', 광주 '빛여울 수' 등 브랜드로 홍보해왔다. 지자체 관계자는 "상수도로 공급되는 수돗물의 수질이 안전한 만큼 생수 구매나 정수기 임차 대신 수돗물을 마시도록 홍보 중"이라며 "페트병 같은 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가정의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수돗물 음용률은 크게 떨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3년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수돗물 음용률은 5%에 불과해 영국(70%), 미국(56%), 일본(47%)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2017년 수돗물홍보협의회가 벌인 조사에서도 수돗물 음용률은 7.2%에 그쳤다.

국내에서 수돗물을 식수로 잘 쓰지 않는 이유는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수돗물 관련 환경 사고의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해 여름 인천과 부산, 제주, 강릉 등에서 정수장을 거쳐 정상적으로 공급된 수돗물에서 날벌레의 일종인 깔따구의 유충이 발견돼 국민들의 경계심이 커졌다. 2019년에는 인천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져나와 인천은 2년 연속 수돗물 사고가 터져나왔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전에도 1989년 수돗물 중금속 오염파동이 있었으며, 비교적 최근인 2012년에도 구미에 위치한 낙동강 취수장에서 물고기가 폐사했다. 올 2월에도 제주에서는 서귀포시에서 수돗물 유충 신고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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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유충이 발견된 강원 강릉시 연곡정수장에서 방충망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최근 깔따구 유충 5마리가 여과지에서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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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도 전에 연이어 수돗물 품질 사고가 터져나온 만큼 이번 조사에서도 수돗물 음용률은 10% 미만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국가 통계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군별로 최소 300가구 이상 조사할 계획이며, 조사 가구 수는 경기도가 1만6800가구로 가장 많고 세종시가 520가구로 가장 적다. 서울은 4035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조사는 방문 조사로 이뤄지며, 신청시 비대면조사로 진행한다. 수돗물 음용 여부 외에도 수도요금에 대한 부담, 공급단계별 인지도 등도 조사한다.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는 앞으로 3년마다 전국에서 실시할 계획이며, 이번 조사 결과는 하반기 공개된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수돗물 음용률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정책을 평가하고 취약요인을 파악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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