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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접고 미래 잡는다…LG, 자율주행차에 모바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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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6년 만에 휴대폰 생산·판매 종료에도 모바일 기술개발 지속

자율주행·車전장·가전·로봇 등 미래 신사업에 모바일기술 적용

연간 5조 매출 줄지만 "내부 자원 효율화·재무구조 개선 기대"]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5일 서울시내 한 전자제품 매장에 LG 휴대폰이 진열돼 있다. LG전자가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에 달하는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를 확정 발표했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31일부로 MC사업부문(휴대폰 사업)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하는 내용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201.4.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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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지난 1월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담겼던 내용이다. 당시 권 사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휴대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공개적으로 예고했다. LG전자는 결국 5일 휴대폰 생산과 판매 사업을 26년 만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그러면서도 "미래 준비에 필요한 핵심 모바일 기술 등 연구개발(R&D)은 지속할 것"이라며 "오랫동안 쌓아온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휴대폰 단말 사업은 접지만 '모바일 비즈니스' 자체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이 곧 휴대폰'이란 등식은 옛 말"이라며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가 거대한 모바일 디바이스가 되는 시대에 대응해 LG전자가 쌓아 온 핵심 모바일 기술을 차세대 디바이스에 적용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 사장이 휴대폰 사업 철수 검토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양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경쟁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LG전자의 핵심 미래사업인 자동차 전장 부품과 자율주행차, 로봇, AI(인공지능) 솔루션, 로봇 사업에도 모바일 기술 경쟁력은 필수적이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철수에도 "6G(6세대)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최고기술책임자) 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앞서 휴대폰 사업 철수가 기정사실화된 지난 달 23일 통신장비 제조사 키사이트(Keysight Technologies Inc.),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잡고 차세대 이동통신인 6G 핵심기술 개발에 협력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2025년 표준화를 거쳐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고, 사람과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한 LG전자의 사업 재편 전략이 내부 자원 효율화와 손익 개선으로 나타나 LG전자의 미래 성장성에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휴대폰 사업 포기로 단기적으론 매출액 감소 등 타격이 없지 않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 63조2620억원 중 MC 사업 매출은 5조2171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연간 평균 1조원 가깝게 수익성을 훼손한 적자 사업이 정리되면서 중장기적으론 사업 체질 개선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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