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 좋은 데다
은행들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회복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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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대 이익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빚투(빚내서 투자) 분위기가 계속돼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은 데다 은행들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회복 수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권이 이익공유제의 금융권 참여를 압박하고 있고 이달 중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발표될 예정이어서 역대 최대 실적 예고에도 웃지 못하고 좌불안석이다.
장사 잘한 금융지주…4대 금융지주 합산 순이익 15% 증가 전망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합계는 3조원을 거뜬히 넘긴 3조2428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 2조8371억원 대비 1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4대 금융지주 1분기 지배주주 귀속순이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신한금융 1조368억원, KB금융 1조237억원, 하나금융 6955억원, 우리금융 4868억원 순이다.
우리금융만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6.0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고 신한, KB,하나는 각각 11.20%, 40.33%, 5.8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4대 금융지주의 영업이익 역시 합산 기준으로 4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분기에 거둔 3조9488억원 대비 10% 넘게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리딩뱅크 자리를 다투는 신한과 KB의 영업이익 예상 증가율은 각각 14.78%, 33.32%로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1분기 호실적에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주식시장 호황에 증권 등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순항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동안 저금리 기조로 대출 증가분만큼 이익을 내지 못했던 은행권의 수익개선도 한몫하고 있다. 높은 대출성장률과 NIM 상승으로 인해 은행 순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되는 데다 1분기에는 추가 충당금 요인도 거의 없어 대손비용도 다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권 기업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가계대출도 전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1분기 은행 평균 대출성장률은 2.0%를 상회할 것"이라며 "대출성장률이 이어지는 가운데 1분기 은행 NIM은 평균 0.04%포인트 이상 상승해 12개 분기만에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실적 예고된 금융지주, 각종 규제 강화에 부딪혀
하지만 금융지주들은 1분기 호실적 예고에도 불구하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금융당국에서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이와 맞물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금융사의 상품 판매가 기존보다 더욱 까다로워졌다. 과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에 대한 우려로 이달 중 대출 규제 강화 내용이 담긴 가계대출 선진화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고 오는 7월 서민금융법 개정으로 금융권의 정책서민금융 재원 출연 부담이 연 2000억원, 향후 5년간 1조원으로 늘게 됐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이익공유제의 금융권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은행들이 강화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전통 은행들의 고유 업무를 위협하고 있는 것도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고민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빅테크에 대응해 별도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독자 설립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고민을 드러낸다. 최근 은행연합회는 금융지주사들을 상대로 인터넷은행 설립 수요를 조사했고 조만간 그 결과를 금융당국에 전달해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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