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소 수주잔량 1~5위 올라
신조선가, 지난해 1월 수준 회복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회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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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한달 전보다 32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늘어난 7429만CGT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세 달 연속, 한달 전과 비교하면 5%가량 늘었다. 수주잔량은 조선소의 일감이 어느 정도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각 조선사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내부인력을 어떻게 쓸지 가늠하는 것은 물론 선사와의 가격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등 안팎으로 중요하다.
영국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년 전보다 수주잔량이 늘어난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한국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2438만CGT(3월 말 기준)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3% 정도 늘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만들고 있는 모든 선박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우리나라 조선소 도크에 있다는 얘기다.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2717만CGT로 우리보다 조금 더 많지만 최근 추이는 보합 또는 하락세다. 한달 전보다는 6% 늘었으나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정도 줄어서다. 일본 조선소 수주잔량은 777만CGT로 1년 전보다 36%나 빠졌다. 배를 만들고 있는 속도에 견줘 주문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단일 조선소별 수주잔량으로 보면 한국 조선소가 1위부터 5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삼성중공업이 705만CGT로 가장 많았고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순이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은 최근 1만5000TEU급 컨선 20척을 2조8099억원에 건조하는 계약을 맺었다.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회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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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만드는 도크가 비어있는 것과 차있는 건 조선소 입장에서 선가협상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선별적으로 주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선박주문이 끊겼던데다 앞으로 환경규제로 오래된 배를 운항하기 힘들어진 터라, 대형 선사는 친환경 기술을 얹은 비싼 배를 주문해야 하는 처지다. 기술력이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조선사가 각광받는 배경이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한달 전보다 2포인트 오른 130포인트로 코로나19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1월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한국 조선소 수주실적은 좋은 편이다. 올해 1분기 수주실적을 보면, 한국이 532만CGT로 절반 이상(52%)을 쓸어갔다. 중국이 42%, 일본이 4%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2008년 이후 13년 만의 가장 많은 실적이다.
1만2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초대형 유조선(VLGC),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상대적으로 비싼 선종 발주가 많았는데, 우리나라 조선소가 강한 분야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발주 시황 호조로 국내 조선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도크를 채우면서 조선사의 선가 협상력이 올라갔다"면서 "글로벌 인프라 투자가 시작돼 발주나 선가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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