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조선사 대한조선, 암모니아 추진선 공동개발 MOU
CO2 배출없는 암모니아 각광, 각국 기술개발 경쟁 치열
韓 대형 3사 중심 기술개발, 2024년께 상용화 목표
엔진 강점 지닌 유럽 ‘앞장’, 中·日도 프로젝트 추진
대한조선은 목포해양대, 한국선급, 유럽 엔진업체 만(MAN)에너지솔루션 등과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기술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관계자들이 MOU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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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조선업계의 차세대 선박 기술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연소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원료 암모니아를 사용하는 선박을 두고 유럽, 중국, 일본, 한국이 기술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의 경우 대형 조선 3사는 물론, 중형 조선사까지 암모니아 선박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직은 기술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암모니아 제조 기술과 연소 최적화 기술 등이 조금씩 발전하면서 이르면 4~5년 후면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대한조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6일 목포해양대, 한국선급, 유럽 엔진업체 만(MAN)에너지솔루션 등과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기술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한조선은 오는 2024년까지 3년간 115K급 암모니아 연료 선박의 최적 설계 및 공동 기술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게 된다. 또한 대한조선은 같은 날 로이드 선급(LR)과도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개발 MOU를 맺고 올 하반기까지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주요 설계를 완료, 한국선급과 로이드 선급로부터 기본인증(AIP)를 획득할 계획이다. 대한조선은 이후 만에너지솔루션이 추진하는 암모니아 이중 연료 추진 엔진 개발에도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아직 독성 물질에 대한 안정성 및 위험성 평가 검토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지만, 이번 MOU를 통한 협력으로 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해낼 것”이라며 “지속해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암모니아 추진선은 현재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잇는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질소와 수소의 합성 화합물인 암모니아는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경제성과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까지 저감해야 하는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대응 할 수 있어 선주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수소 등의 사용 비중이 점차 확대돼 오는 2060년에는 신조선의 60% 이상이 사용되며, 특히 암모니아가 이중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물론 유럽,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업계에서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가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을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 중형 조선사인 대한조선까지 합세하는 등 업계 전반이 차세대 선박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 개발에 있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은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추진 A-MAX 탱커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미 2019년부터 말레이시아 선사, 만 에너지솔루션, 로이드 선급 등과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해 왔던 삼성중공업은 오는 2024년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지난해 10월 2만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받고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기업공개(IPO)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등 차세대 선박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가장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개발에 앞서 있는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만에너지솔루션, 바르질라 등의 업체들이 암모니아 추진선 관련 엔진개발을 주도하며 오는 2024년 엔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주요 조선사들이 있는 국가들과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 프로젝트에 광범위하게 참여 중이다. 바르질라는 암모니아 저축과 공급 시스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일본도 이마바리, NYK 등의 업체들을 통해 지난해부터 암모니아 추진선 및 암모니아 적하·하역 기술개발 등 종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도 2019년부터 암모니아 추진선 관련 선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조선업계가 너도나도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상용화까진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여전히 불완전한 표준, 주요 지원장비 개발 미비, 암모니아 연료 공급 부족 및 충전시설 부족 등의 한계가 지적된다. 그럼에도 글로벌 업계가 공격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만큼 이 같은 약점들을 빠르게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정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도록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생산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며 “각국의 암모니아 연소 최적화 기술, 청정 암모니아 제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는 이르면 4~5년 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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