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가까이 '시한부 장관'
LH 혁신안도 차일피일 지연
결국 선거 참패…쇄신 불가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여당의 완패로 끝난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는 분노한 부동산 민심이 특히 큰 영향을 미친 만큼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 교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기 개편 등이 언급된다.
9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따른 민심 수습 방안으로 개각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이미 사의를 표명한 변 장관의 교체가 유력하다.
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할 당시 문 대통령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사의를 받아들이면서 "공공주도형 주택공급 대책 관련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후 명확한 정리 없이 한달 가까이 변 장관이 '시한부 장관'에 머물면서 2·4 대책 등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 힘이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LH 사장 자리가 3개월 이상 공석 상태이고, 주택도시보증기금(HUG) 등 산하기관장 인사도 지연되면서 리더십 부재와 이로 인한 업무공백 우려가 커졌다. 업계에서는 후임 국토부 장관이 임명된 이후 LH 등 산하기관에 대한 정리가 이뤄져야 공직자 땅 투기 의혹 사태 수습과 주택공급 후속조치들이 정상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4·7 재보궐 선거 직전까지 '선거가 접전을 벌일 것'이라고 판단해 변 장관의 유임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청와대는 이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LH 개편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LH 혁신안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차일피일 개편안이 미뤄지면서 LH가 추진 중인 각종 공공 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LH의 경우 인력이 1만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인 만큼 기능 분리와 역할 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H는 사전청약을 앞둔 3기 신도시 사업시행자로 참여 중이며 2·4 대책의 핵심 주택공급 방안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성원 국토부 차관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LH 직원이 만명 정도 되다보니 독점적 업무가 많고 관리가 잘 안된 것 같다"며 "2·4 대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여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