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법 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측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며 공정한 재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 전 차장 변호인은 오늘(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지난 2017년 10월 김 대법원장이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 재조사를 두고 재판장인 윤종섭 부장판사를 포함해 일선 판사들을 면담한 사실이 있는지 대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전 차장 측은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사표 제출 과정에서 보인 이중적 태도를 보면 사법행정 관련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하라는 것 같다며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려면 이 부분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재판부가 지난달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결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견을 내는 게 부적절하다며 할 말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재판부도 관련 사건 판결에 영향을 받아 심리할 생각이 없고, 오히려 당사자 주장을 경청해 앞으로 판단에 참고하겠다는 취지에서 의견을 물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임 전 차장 측의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며 지금까지 그래 왔듯 앞으로도 재판부 각자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을 진행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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