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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행복한 도시 춘천] "빼어난 자연·문화 어우러진 미래산업 중심지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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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춘천시장 인터뷰

법정문화도시·상권르네상스 사업 선정

중·노년층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동서고속철도 개통되면 서울까지 30분

여행·일·휴식 결합 공간 만드는데 보람

중앙일보

지난달 31일 강원 춘천시청 남문에서 열린 문화도시 지정 기념 현판식. 올해 초 법정문화도 시에 선정된 춘천시는 2025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문화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 춘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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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은 산과 강과 호수라는 빼어난 자연자원은 물론이고, 문화가 녹아있는 도시예요. 지역 자원으로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춘천시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요즘 집무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산으로 둘러싸인 춘천의 전경을 보며 ‘어떻게 하면 시민이 더 행복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올해 초 2차 법정문화도시 선정을 비롯해 상권르네상스 사업 선정, 국제 슬로시티 가입 등 최근 춘천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지난 6일 춘천시청에서 만난 이 시장은 이미 답을 찾은 듯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올해 초 2차 법정문화도시에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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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열린 춘천 730 비전 선포식 모습.


“연극제와 인형극제·마임축제·영화제 등의 행사로 이미 춘천은 문화도시였다. 1995년 광주와 더불어 ‘올해의 문화자치단체’로 지정될 만큼 춘천의 문화적 토대는 탄탄하다. 법정문화도시 선정의 가장 큰 의미는 문화를 만드는 주체가 바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문화예술인이 판을 깔고 시민과 관광객은 즐기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제 시민이 판을 까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문화를 담은 카페와 공방 등 작은 공간을 지원하는 도시가살롱이나 도시문화전환학교·인생공방 등이 관련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많은 젊은이가 육림고개나 옛 시가지 곳곳에 여행·일·휴식을 결합한 공간을 만드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낀다.”



‘시민주권’과 ‘지속가능’을 시정철학으로 내세워왔다.



“사실 쉽지 않은 개념이다. 지속가능 도시란 아주 넓은 개념이다. 지난해 홍수나 태풍, 최근 호우 폭우를 보듯이 이제 50년 만에 기후재앙이란 말은 흔한 일이 됐다. 그 결과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팬더믹이다. 이런 모든 문제를 시정에서 생각하는 게 지속가능이다. 나무를 심어서 도시의 공기 순환을 개선하고, 쓰레기를 줄이고, 화석연료차 대신 수소차나 전기차를 타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시민이 버스 한 대를 이용하면 50대의 승용차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시내버스 활성화는 노선개편이나 공영제 도입 등 난제도 많다.”

최근 춘천의 가장 큰 흐름 가운데 하나는 자립 경제도시다. 4차산업혁명의 가속화, 제조업의 위축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립 경제도시를 위한 미래 산업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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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시장.


“산업의 흐름은 상당히 복잡하다. 하지만 통찰력 있게 상황을 보면 읽을 수 있다. 춘천은 이미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코로나19로 발생할 모든 상황에 대응할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데이터산업은 소양강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사업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목재산업단지 조성 등은 우리 지역이 가진 강점을 강조한 산업이다. 내년까지 54억원을 들여 목재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철 대신에 목재를 대체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여기에 2029년까지 75억원을 들여 선도산림경영단지 조성 등 통합산림경영도 진행한다.”



최근 이슈 중 하나가 지방소멸이다. 대학도시인 춘천도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방소멸이나 지방대학의 위기는 그간 부추긴 중앙집권적 사고 때문이다. 지금은 국가나 수도가 중심이 아니라 지역이 중요한 시대다. 코로나 팬더믹 같은 시기에 사람이 많은 곳은 위기다. 또 지구적 주제인 탄소 감축 등도 지방시대가 돼야만 쉽게 풀릴 수 있다. 민선 7기 들어 춘천시는 대학도시를 중요한 테마로 삼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대학의 담장을 허물고 지역과같이 하는 방식을 찾았다. 또 바이오산업이나 반려동물산업은 지역 대학과 상생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게 작업했다. 춘천이 보유한 고유 영역에 각 대학의 장점을 접목할 수 있도록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또 춘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떠나기보다는 춘천에 남아 삶의 터전을 꾸리도록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형태로 조건이 열악한 젊은이들이 아이디어를 실행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1인 창업이 부각되고 있는 현상을 고려해 협업뿐 아니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창업공간과 기술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노령층이 행복한 도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주요 정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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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노인복지관에서 도시락 포장 봉사를 하는 이재수 시장.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시와 함께 노인돌봄 시범도시가 됐다. 노령층이 가장 행복한 도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보건의료·요양·주거복지 등을 개선하고 있다. 일방적인 돌봄이 아니라 일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문화생활을 하는 방향이다. 본격적인 퇴직 시기에 들어선 신중년이 40년이나 남은 삶을 설계하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데 적합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시정 철학이 녹아있는 대표적인 흐름이 지난 3월 11일 개소식을 한 춘천 ‘지혜의 숲’ 재단이다. ‘경험은 늙지 않는다. 건강한 백세시대 동반자’라는 문구로 선보인 이 재단은 50대 이상의 신중년부터 노년층까지 전반을 관장하는 협동조합형 재단이다. 재단은 교육과 일자리뿐만 아니라 여가·문화·사회공헌·사회참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또 개인 차원에서 노후의 재무설계나 건강관리, 역량 강화 등도 고민한다. 시에서는 삼악산 케이블카와 레고랜드 개장, 임업자원화 등에서 다양한 장년층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이제는 춘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ITX 청춘의 개통으로 서울과 한 시간 거리였던 철도는 동서고속철도가 개통되면 30분 거리로 바뀌고 여기에 GTX-B노선이 춘천까지 연장되면 위아래로 망이 갖춰진다”며 “도로와 철도로 원주-춘천-철원이 연결되고 있어 앞으로 춘천은 통일시대에 중심도시가 될 것이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관광과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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