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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반도체로 밀착하는 美·대만… 中 “합의 위반”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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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 TSMC

美 제재 대상 中 기업 주문 안 받아

中 ‘하나의 중국’ 내세워 강력 반발

반도체 육성 위해 수입 관세 철폐

세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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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이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미국과 대만이 외교뿐 아니라 반도체 등 과학기술로도 접촉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 말을 인용해 TSMC가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 설계업체인 중국 파이티움(페이텅)의 반도체 생산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국가안보 위협과 반도체 주도권 강화 등 이유로 최근 반도체와 슈퍼컴퓨터 관련 중국 기업 등 7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이후 대만 기업이 즉각 조치를 취한 셈이다.

파이티움은 반도체 설계업체로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아 파운드리 업체들이 주문을 받아주지 않으면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중국도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있지만 미국의 추가 제재 등 부담으로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 등 자국 기업과 거래하지 않는 상태다.

특히 파이티움은 일반 컴퓨터 외에 중국 군 관련 기관들이 운영하는 주요 슈퍼컴퓨터에도 CPU를 납품하고 있어 이번 조치는 중국 슈퍼컴퓨터 개발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낸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과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 제임스 스타인버그 등 비공식 대표단 3명이 14일부터 사흘간 대만을 방문한다. 이들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대만의 국가안보·외교·국방 분야 고위 관계자들을 만난다. 대표단 파견은 미 국무부가 최근 대만과 교류를 장려하는 새로운 지침 발표 후 나온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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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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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밀착 행보에 ‘독이 든 술’이나 ‘재앙’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대 연합 공보(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준수하는 것은 미 정부와 중국 측의 엄숙한 약속”이라며 “인민해방군의 군사 훈련은 미국과 대만의 유착을 억제하겠다는 결심의 신호로,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고 무력 사용 뜻을 밝혔다. 이어 “대만 독립을 도모하려는 환상은 독이 든 술로 갈증을 푸는 것이고, 대만을 재앙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지원을 위해 차세대 모니터 제조에 필요한 LCD(액정디스플레이), 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원자재 관련 반도체 수입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중국 정보소비연합 샹리강 국장은 “중국이 자체 반도체 산업 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수입 재료와 장비를 공급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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