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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탈통신' 행보에도 '텔레콤'에 갇힌 SKT…37년만에 '딥체인지'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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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통신회사와 투자전문회사로 기업분할…기업가치 극대화 전략

'텔레콤' 한계 벗어나 'K-빅테크' 도약 노린다

뉴스1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탈통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2019년 4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로비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발표하는 모습. 2019.4.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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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1984년 한국이동통신서비스로 시작한 SK텔레콤이 '기업분할'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창업 37년만의 '딥체인지'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통신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K-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다.

SK텔레콤은 14일 SK텔레콤 존속회사(AI&디지털 인프라 컴퍼니)와 SK텔레콤 신설회사(ICT 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사명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본업인 유무선 통신회사와 신사업을 주도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기업을 분할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탈통신' 시도해왔지만 시장 평가는 여전히 '텔레콤'

그동안 SK텔레콤은 기존 '통신사' 이미지를 벗기 위해 사업 재편 작업에 힘을 써왔다. 기존 통신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에 SK텔레콤은 탈통신을 선언하며 ICT 기반의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 2019년 12월에는 '이동통신사업(MNO)'과 '신사업(New Biz)'을 각각 최적화해 지원하는 경영지원 조직 이원화 체계를 도입했다. '사명' 변경까지 검토했다.

하지만 시장은 통신사라는 틀 안에서 SK텔레콤을 평가했다. SK텔레콤은 시장에서의 저평가를 호소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강조해왔다.

이번 인적 분할은 이러한 탈통신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적분할의 취지에 대해 "통신과 더불어 반도체, 뉴 ICT 자산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3월 말 기준 약 22조원 수준인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이 분할 이후 약 30조원(존속회사, 신설회사 합산가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시장 재평가로 수익창출-재투자 선순환 구조 만든다

SK텔레콤은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해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 구조와 투자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자회사 중 SK브로드밴드는 통신 사업 기반의 SK텔레콤 존속회사에 두고 SK하이닉스와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사업과 자회사는 SK텔레콤 신설회사 아래에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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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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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통해 반도체와 ICT 기반 신사업에 힘을 싣고 시장의 재평가를 통해 투자 자금을 수혈해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SK텔레콤 신설회사를 ICT 투자전문회사로 명명한 이유다. 신설회사는 주주 가치를 높여 충당한 자금을 토대로 우선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투자해 반도체 사업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기존 미디어, 보안, 커머스 사업 외에 모빌리티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29일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는 우버로부터 5000만달러(약 591억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지난 8일 국내외 사모펀드(PEF)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본격적인 모빌리티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우버와 합작법인 '우티'를 출범했다. 지속된 투자로 티맵모빌리티는 1조4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ICT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수익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11번가, SK브로드밴드,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의 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ICT 신사업은 지난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1조3493억원 중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신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하는 등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동통신(MNO) 기업에서 벗어나 구독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3년까지 자사 구독형 상품 가입자 2000만명을 확보하고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설회사와 SK㈜의 합병은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열린 임직원 대상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도 "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번 인적분할에 대해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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