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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관악구 모자 살인' 양손잡이 40대 남편,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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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등 혐의 상고심…원심 판결 확정

40대 남성, 아내·6살 아들 살해한 혐의

1·2심 무기징역…'사망 시간 입증' 관건

뉴시스

[서울=뉴시스]. 대법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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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대법원이 아내와 6살 아들을 살해한 이른바 '관악구 모자(母子)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편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43)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따라야 하지만 이러한 증거는 반드시 직접증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간접증거가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따라 범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 2019년 8월21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 사이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 주택 안방 침대에서 아내 A(당시 42세)씨를 살해하고 옆에 누워있던 6살 아들까지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당시 공방에서 주로 생활했던 조씨는 범행 당일 오후 8시56분께 집을 찾았고 다음 날 오전 1시35분께 집에서 나와 공방으로 떠났다. 이후 A씨의 부친이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집을 방문했다가 범행 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해자들의 '사망 시간'이었다. 사건 현장에서 흉기 등 직접적인 범행 도구가 발견되지 않았고 상황을 입증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도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씨가 집에서 약 4시간30분 동안 머무르는 사이 A씨와 6살 아들이 사망했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조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반면 조씨는 자신이 집에서 나올 때 A씨와 아들은 잠을 자고 있었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자신이 집을 떠난 뒤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조씨의 주장이다.

검찰과 피고인의 입장이 갈라지는 상황에서 A씨와 6살 아들의 '위 내용물' 확인을 통한 사망 시간 입증이 관건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6살 아들은 오후 8시께 집에서 스파게티와 닭곰탕을 저녁으로 먹었다. 사망 후 A씨와 6살 아들의 위에서는 각각 토마토와 양파 등의 내용물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법의학자들은 이를 통해 이들이 식사 후 약 4시간 이후인 다음 날 0시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1심은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흉기 등 직접적인 범행 증거는 없지만 사망한 모자의 위 내용물을 통한 사망 시간 추정이 신빙성이 높고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사망 추정 시각 6시간 범위 안에 빌라로 들어가는 제3자가 찍히지 않은 점 등의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은 조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선 "경제적 지원 중단 후 A씨에게 강한 분노의 감정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조씨는 내연녀와 불륜 관계를 유지했고 피해자들이 없어지면 경제적 이익이 돌아오는 만큼 자유로은 교외활동이 가능하다는 생각에 극단적 성격이 더해져 범행 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조씨가 사건 후 영화 '진범'을 다운받아 시청했다"며 칼이 범행 도구였고 혈흔을 닦은 옷을 진범이 숨겨 체포되지 않게 된 점, 죽은 피해자 얼굴을 수건으로 덮고 현장을 떠난 점 등이 이 사건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1심은 A씨의 재범 위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검찰이 요청한 전자발찌 20년 부착 명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모자의 사망 시각 추정에 관한 법의학적 증거는 신빙성이 있다며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에서 판시되지 않았던 '조씨가 양손잡이'라는 점을 추가로 언급하기도 했다.

2심은 "아내는 상처가 오른쪽 부위에, 6살 아들은 왼쪽 부위에 많이 나타나는 만큼 범인은 특이하게 양손잡이일 가능성이 있다"며 "조씨는 선천적으로 왼손잡이이지만 어려서부터 오른손을 사용하도록 교육받아 현재는 양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씨가 이 사건 범인이 맞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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