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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美·NATO, 아프간에서 5월 1일 철군 시작… 9월 11일 완료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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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

세계일보

미군 헬기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향해 가고 있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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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을 오는 5월 1일부터 철수하기 시작해 9월 11일에 철군을 완료하기로 했다. 지난 2001년 국제적인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가 주도한 9.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년 만에 일단 종전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는 아프간 철군 이후에 탈레반 세력이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거나 알카에다 등 테러 그룹이 아프간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를 겨냥한 테러 공격 준비를 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다시 아프간에서 군사 작전을 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아프간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개전 발표를 할 때 사용했던 백악관 2층 트리티룸에서 미군 철수 계획을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30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서양 동맹인 나토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과 나토군이 동시에 철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나토 회원국은 바이든 정부의 철군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으나 미군이 떠나는 상황에서 나토군만 남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였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은 공식적으로 2500여명가량이다. 그러나 이들 병력 이외에 미군 특수부대 요원 1000여 명이 아프간에서 비공개 작전을 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나토군 병력은 약 7000명이다. 나토군은 2001년부터 미군과 함께 아프간에 주둔 중이며 2015년부터는 현지 병력 훈련을 포함한 비전투 임무를 수행해왔다. 미군과 나토군은 5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4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병력을 철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은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 경비 요원 등 소수를 제외하고, 신속하게 아프간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재기하지 않으면 미군이 올여름까지 사실상 철군을 완료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사상 최장기의 아프간 전쟁을 치르면서 한때 10만 명가량의 병력을 현지에 파견하기도 했고, 전사자가 최소한 2488명에 달했으며 부상자는 2만 2000명가량에 이른다고 WSJ이 보도했다. 미국은 또 아프간 전비로 2조 달러(약 2230조 원)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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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트리티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군 계획을 발표하면서 메모장을 꺼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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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이고, 이제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주범인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2011년에 제거됐고, 알카에다 역시 아프간에서 해체돼 전쟁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 전쟁의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과 전쟁을 또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오늘과 미래에 닥칠 도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맞춰 아프간에 있는 나토 병력을 철수하기로 동맹국들이 합의했고, 몇 달 내에 철군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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