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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10년만에 다시 회생절차 개시…쌍용차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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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AH “논의 진행중” 여지 남겨

에디슨모터스 등 인수 의향

단독인수 능력 있는지 물음표


한겨레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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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는 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까. 10년 만에 다시 회생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중에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엇갈린다. 이제껏 거론된 투자자 중에 매력적인 후보군이 별로 없는 탓이다. HAAH와의 재협상 성공 여부에 따라 쌍용차의 향배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는 15일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이후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보류된 상태에서 미국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매각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근까지도 확답을 받지 못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오전 쌍용차 회생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향후 매각 절차는 공개입찰로 진행될 전망이다. 회생절차 개시 후에 이뤄지는 인수합병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법원은 스토킹호스 방식을 포함한 공개입찰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수의계약은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회사는 “기존 잠재 투자자와의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며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기존에 협상을 진행했던 HAAH를 포함해 여러 투자자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HAAH 쪽은 지난 12일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시아에서 여러 사업 기회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 중이나 아직 기밀사항인 만큼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쌍용차 인수에 대한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업계는 회생절차가 개시된 뒤에 HAAH 쪽이 더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이밖에 전기 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전기 스쿠터 업체 케이팝모터스 등도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쌍용차는 이날 입장문에서 “현재 공개된 인수 희망자 이외에도 또 다른 인수 희망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 등장한 후보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403%에 이르는 등 단독으로는 쌍용차를 인수할 능력이 없다는 평가다. 쌍용차를 인수한 뒤 흑자전환시킬 만한 능력이 있는지도 물음표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냈으며 최근에는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가 1년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에 대해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러 투자자와 함께 2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놓았고, 이 펀드가 전략적 투자자(SI)로 들어갈 것”이라며 “또 재무적 투자자(FI)를 모집해 1조5천억원을 조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권단도 판단을 유보하는 분위기다. 채무 조정의 강도에 따라서 회생계획안이 채권단의 동의를 필요한 만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인수자가 투입할 수 있는 돈이 별로 없으면 채무를 더 많이 탕감해야 한다”며 “그러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차라리 청산 쪽으로 입장을 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뚜렷한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주도할 만한 곳이 HAAH 외에는 많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각에서 여전히 HAAH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쌍용차 내부 사정에 밝은 금융권 핵심 관계자는 “정부 쪽에서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지금은 쌍용차가 운영을 하면 손실이 쌓이는 상황”이라며 “이걸 턴어라운드 하려면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아무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박현 이경미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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