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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국내 제약사 8월 해외 백신 생산"…혼란 부추긴 정부 '설익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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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백신 수급 불안으로 국내 백신 도입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복지부, 질병청, 외교부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백신도입태스크포스가 15일 "국내 한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며 "8월부터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어느 제약사가 어떤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선 밝히지 않으면서 일부 제약사의 주가가 출렁이고 해당 제약사로 지목받은 회사가 공식 해명을 내놓는 등 시장과 국민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영하 범정부백신도입총괄팀장은 오늘(15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중대본 브리핑에서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며 "이에 따라 8월부터는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해외에서 승인을 받은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 등입니다.

하지만 백 팀장은 구체적인 백신 종류와 국내 제약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고 기술 이전이 포함된 계약인지 등 계약 내용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백 팀장은 "기업간 계약사항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 계약이 확정되면 공개하겠다"며 "세계 각국이 백신 수급 불안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나, 우리나라는 국내 생산 기반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적 백신 수급 불안과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일부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국내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자 국내 생산 기반은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계획을 성급하게 발표하고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 브리핑 이후 해당 회사로 지목받은 일부 제약사의 주식이 한 때 급등했고, 일부 회사는 공식 자료를 통해 정부 브리핑에서 언급된 사례는 자신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백신 도입과 예방 접종을 담당하는 질병관리청은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보건복지부 사무국으로 소통창구를 일원화했다"며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실제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더라도 계약이 체결되고 공식 발표를 하기 전 관련 내용을 외부로 알려서는 안 된다.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지금은 맞아도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정부 발표로 업계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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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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