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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혈전 논란' 얀센…美전문가 "성급한 중단, 백신 불안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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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미국 보건당국이 존슨앤존슨(J&J)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일시 중단을 권고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성급한 결정이 대중의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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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3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동 성명을 내고 "700만명의 얀센 백신 접종자들 중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 사례가 6건 발생했다"며 "사용 중단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권고 이후 최소 35개주가 접종을 중단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얀센 백신을 공급하지 않더라도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공급 계획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장 상황은 다르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며칠 내에 보건당국이 다시 얀센 백신 접종을 허용하더라도 이미 접종 중단 발표를 접한 국민들의 신뢰감 저하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다. 불안감이 커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접종 날짜를 잡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고문으로 일했던 펜실베니아대 의대교수 제케 에마누엘 박사는 "(행정부는) 투명성을 원했겠지만, 실제로 완전한 중단을 발표해야 했을까"라고 의문을 표하며 "이번 발표가 모든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를 불필요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존스홉킨스대의 아메시 아달자 박사 또한 "CDC가 할 일은 희귀 혈전이란 부작용이 얼마나 드문지 설명하고, 얀센 백신이 얼마나 안전하고도 효과적인지 증명하는 것이었다"면서도 "이미 (불안감 조성이란) 피해가 발생했고,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아스트라제네카(AZ) 사태 때 백신 불안감이 가중되는 경험을 해놓고 또 한번의 성급한 결정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지난 3월 AZ백신이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접종이 일시 중단된 이후 대중들의 백신 신뢰는 크게 떨어졌다. 독일에서 AZ백신이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응답률은 2월 43%에서 한달 후인 3월 32%로 감소했다. 프랑스에선 2월 33%에서 3월 23%로 떨어졌다.

충분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도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주에선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수요가 공급보다 떨어지는 상황이다. FT는 "미시시피는 공급량의 83%를 접종했지만 앨라배마주는 할당량의 66% 사용에 그쳤다. 뉴욕주는 공급량의 91%를 사용했다"며 각 주별로 다른 접종률을 지적했다.

싱크탱크 카이저 가족재단에서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리즈 하멜박사는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바로 부작용 문제"라며 "부작용으로 간주되는 모든 것이 잠재적으로 사람들의 (백신에 대한)우려를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것은 얀센 백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백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얀센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 등 기존 백신과 달리 단 1회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가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해 전세계 팬데믹(대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각광을 받아왔다.

CDC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얀센 백신 접종 재개 여부 논의했지만 결론을 짓지 못했다. 이들은 얀센 백신 사용에 대해 새로운 권고를 하거나 일시 중단을 제안할 만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약 일주일에서 열흘 후 다시 회의를 가지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코로나19 예방으로 얻는 이득이 백신의 일부 부작용 위험성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소장은 "혈전 발생 사례는 100만분의 1 미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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