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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150년형 선고받은 '72조 피라미드 사기범' 교도소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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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상 최대 규모 금융투자 사기(폰지사기)를 벌여 수감됐던 버나드 메이도프(사진)가 14일(현지시간)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향년 82세.

미국 연방교도소 대변인은 "메이도프가 이날 새벽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 연방의료센터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은 자연사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CNBC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1970년대 초부터 2008년 12월까지 125개국 4만여 명을 상대로 폰지사기를 벌였다. 피해액은 650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폰지사기는 높은 투자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유치해놓고 다른 고객이 맡긴 돈을 수익금으로 속여 지급하는 피라미드식 금융사기다. 실제 메이도프는 주식을 단 한 장도 사지 않는 등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고 정상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고서를 꾸며 고객에게 발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1938년 뉴욕시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메이도프는 22세에 투자사를 설립한 뒤 유명 투자자로 이름을 날리다가 나스닥 비상임 회장까지 지냈다. 그에게 돈을 맡긴 피해자 중에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자금으로 메이도프 가족은 뉴욕 등 대도시 저택과 요트, 개인 전용기를 사들이는 호화 생활을 누렸다.

사기극의 실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투자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자 상환이 불가능했던 메이도프는 2008년 12월 가족에게 투자 자문업이 모두 사기였음을 고백했고 그의 두 아들은 당국에 이 사실을 전했다.

이튿날 바로 체포된 메이도프는 2009년 3월 법정에서 "죄송하고 부끄럽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1710억달러 추징에 최장 유기징역인 150년형을 선고했다.

버트너 연방교도소에 수감된 메이도프는 지난해 말기 신장병 등 만성질환을 이유로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역사상 가장 지독한 금융범죄를 저질러 피해자들이 아직도 고생하고 있다"면서 기각했다. 메이도프 측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메이도프는 죽는 순간까지 죄책감과 후회로 살았다"고 밝혔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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