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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집도, 취직도 가망없어"…MZ세대에게 믿을건 '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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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홀 된 가상자산 ◆

# 20대 직장인 A씨는 학생이었던 2017년 때부터 코인에 투자했다. A씨는 가상자산 시장이 변동성이 크고, 시장이 즉각 반응하며 입금과 출금이 주식에 비해 자유롭고 시장이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점에 매료돼 적극 투자해왔다. 단순히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것이 아닌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이자를 지급하는 스테이킹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이 서비스도 시작했다. 은행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원화가 아닌 토큰으로 받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아쉬웠다.

높은 수익의 연이자를 지급하는 스테이킹 상품에 대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이 높아지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과 일부 가상자산의 경우 연 90%를 넘나드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한 '이더리움 2.0 스테이킹' 상품이 높은 인기를 끌며 약 20억원이 사전 신청 기간 전에 조기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30대 비중이 45%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투자자들 대부분이 코인을 사고파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스테이킹 서비스 등은 새로운 상품에 도전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가상화폐 예치상품이 예금자보호 등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들이 코인으로 몰리는 것에 대해 최근 높은 집값과 취업이 힘든 상황 등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을 모아서 저축해 부를 축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자본 소득을 통해서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업계가 성장한 점과 MZ세대의 특징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을 보여준 것처럼 가상자산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기관도 많이 진입하고, 제도권에 있는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래도 젊은 세대가 새로운 기술에 친숙하고, 블록체인 등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며 "기성세대의 경우는 이런 것에 대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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