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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오리발 귀순’에 AI 경계시스템 구축... 육군 8군단 해체 2년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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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육군 장병들이 2017년 해안 철책선에서 경계작전을 펼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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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올해 말 예정됐던 육군 8군단의 해체 시기를 2년 뒤로 미루기로 했다. 최근 8군단 예하 22사단에서 '오리발 귀순', 'GOP(일반전초) 철책 귀순' 등으로 불린 경계 실패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밀 진단을 실시한 결과다. 경계 시스템 보완 없이 부대를 해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15일 서욱 장관 주재로 '2021년 1분기 국방개혁 2.0 추진 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방부는 "동해안 지역의 부대개편 계획을 일부 조정했다"며 "8군단 해체 시기는 2023년 중반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출생률 하락에 따른 병역자원 급감으로 임기 내 육군 군단을 8개에서 6개로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국방개혁 2.0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8군단은 올 12월 3군단에 흡수 통합될 예정이었다.

전군에서 유일하게 전방과 해안 경계를 동시에 맡고 있는 22사단은 담당 책임 구역이 100㎞에 달한다. 그런데도 대안 없이 당초 계획에 따라 해체돼 다른 부대에 흡수된다면 우리 군의 경계망에 구멍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군 당국의 정밀 진단 결과, 22사단 과학화경계시스템의 노후화 및 기능 미흡으로 산짐승이 철조망을 접촉하거나 강풍 시에도 센서가 울리는 등 과도한 오경보가 자주 발생했다.

군 당국은 이에 강원 고성 22사단 관할 경계 구역에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과학화경계시스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오리발 귀순이 발생한 지역에 AI 경계 시스템을 설치해 결과를 지켜본 뒤 내년에는 22사단 전 지역에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강원 속초와 삼척 일대를 담당하는 육군 23사단은 예정대로 연말 해체되고 일부 지역은 22사단 관할로 전환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사단의 임무가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23경비여단을 창설하고, 22사단과 23경비여단 예하에 해안경계 담당 대대를 보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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