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러시아,중국,북한을 돌고 돌아 다시 고향 예산으로 돌아온 황새 ‘행운이’. 예산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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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충남 예산에 태어난 수컷 황새 ‘행운이(사진)’는 이듬해 3월 고향을 떠난 뒤 북한을 거쳐 러시아로 갔다. 올해 3월까지 러시아와 중국을 오가면서 타향살이를 했다. 중국에 머무르던 ‘행운이’는 최근 북한을 거쳐 고향 예산으로 돌아왔다. 행운이가 2년여간 이동한 거리는 2만㎞에 이른다.

예산군은 예산황새공원에서 방사한 ‘행운이’가 러시아와 중국 일대를 오가다가 약 2년 만에 예산으로 돌아온 사실을 위치정보시스템(GPS) 발신기 기록을 통해 최근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예산군은 방사한 황새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일부 황새에 GPS 발신기를 부착한다.

예산군 관계자는 “행운이는 2019년 3월부터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올해 3월까지 약 2년을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최근 머물던 중국을 떠난 행운이가 북한을 거쳐 다시 예산군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행운이는 예산군 광시면에 위치한 예산황새공원 인근 습지에서 머물다가 지금은 고창지역으로 이동한 상태다.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행운이의 귀향을 통해 황새가 강한 귀소본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번식 연령이 된 행운이가 고향인 예산군을 찾았고 최근 예당호 주변에서 번식 장소를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식 중인 고창 등에서) 짝이 될 암컷을 만나는 경우 예산군으로 와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1950년대 이후 황새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1971년 이후 자연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예산군과 교원대는 1996년부터 텃새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복원사업을 진행해왔다. 예산군은 교원대가 러시아·일본·독일 등에서 들여와 증식시킨 황새를 키운 뒤 자연에 방사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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