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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어른들은 모르는 초딩들의 쇼핑공간 ‘문구야놀자’, 그들만의 최고의 아지트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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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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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창동의 한 초등학교 앞 골목에 있는 샛노란 간판의 문구점 앞에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자전거 부대 5~6대가 신나게 달려오다 끽~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선다.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렬로 죽 늘어서 안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얼굴을 보니 마치 신나는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이 곳은 ‘문구야 놀자’라는 문구점이다. 이름만큼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이곳은 단순히 학교 준비물을 구입하는 문방구를 넘어, 그들이 원하는 최고의 핫한 물건들과 식품류들이 모두 모여 있는 그들만의 최고의 아지트가 되고 있다.

‘문구야 놀자’의 사업 아이템은 어느 한 워킹맘으로부터 시작됐다. 황선금 대표는 “IT 개발업종 특성상 퇴근을 하면 밤 10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의 준비물조차 챙겨주기 힘들 정도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양산업이던 문방구는 점차 찾아보기 힘들었고, 인터넷으로 구매하더라도 택배비를 감안하면 천원, 이천원짜리 물건을 구매하기에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워킹맘들의 현실 또한 똑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워킹맘들을 위한 가맹사업을 해보자’는 생각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아이템이 ‘문구야 놀자’의 초기 사업안이다. 그가 사업 구상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아이들의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의 주체가 아이들이 아닌 엄마라는 것이었다. “아이들도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자신이 구입하고 싶을 때, 본인이 직접 마음 편히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자 곧바로 ‘문구야 놀자’의 사업 아이디어는 좀 더 구체화 됐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여기에 작년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주52시간 근무, 최저임금제 도입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문구점을 비대면으로 도입할 경우 사업 승산이 있을 거라는 강한 자신감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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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야 놀자’는 100% 무인시스템으로 운영한다. 황 대표는 “무인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면 타겟층의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 초등학생들의 쇼핑 경향, 니즈 파악, 재고 현황 등을 빅데이터화 할 수 있다. 또한 키오스크, 앱, 웹의 통합 ERP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인 무인 매장 관리가 가능하다”고 무인시스템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 역설했다. 일례로 관리자웹을 통해 키오스크 현황부터 상품발주, 입고, 재고, 손실현황까지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상품 별 판매, 요일 및 시간대 별 매출 추이 확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베스트 상품 추천, 단골고객 현황, 포인트 등 등록된 사용자 관리 등을 편하게 할 수 있다. 더불어 매장의 조명부터 음악까지 모두 관리를 할 수 있고, 이러한 시스템은 기존 문방구의 칙칙했던 분위기를 탈피하고, 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아이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해 ‘문구야 놀자’가 초등학생들의 핫플레이스, 인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사람이 직접 관여하지 않고 IT기술로만 이뤄지는 무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칫 소비의 주체인 아이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우려할 필요도 없다. 황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시스템이야말로 즉각적이고 정확한 소통의 근간이 된다. 일례로 황 대표는 가게 안에 아이들이 필요한 것을 적어 놓는 칠판을 걸어놨다. 한 아이가 동전을 쓰고 싶다고 요청하자 그녀는 이를 즉각 받아들여 바로 키오스크에 동전을 넣을 수 있도록 기계를 수정하여 다시 제작했다. 아이들의 특성을 살려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소한 아이디어 제품들을 곳곳에 들여 무인이지만 유인보다 더 정감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문구야 놀자’은 초소자본 창업이다. 인테리어 비용이 별도로 들지 않고, 물건이나 집기만 진열하면 되기 때문에 수익 대비 초기 비용이 크지 않은 편. ‘문구야 놀자’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문구류부터 완구, 과자, 스포츠, 이벤트, 쥬얼리 용품까지 매우 다양하다. 초기 창업할 때 본사에서 물건부터 진열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완벽하게 세팅해 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신경을 쓸 필요도 없다. 이후에는 ‘문구야 놀자’만의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굳이 매장에 나오지 않더라도 재고 관리부터 물품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무엇보다 재고가 쌓이면 해당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것 또한 ‘문구야 놀자’ 가맹점만의 특권이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핫한 물건을 편안하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게에서 아이들만을 위한 신나는 놀이공간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문구야 놀자’, 그 미래가 너무 궁금해진다.

re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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