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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홍합 접착 물질' 지혈 효과 증명…혈액응고장애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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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 접착 물질, 의료용 지혈제로 상용화
유럽 허가 취득…글로벌 상용화 기대도
한국일보

간 절제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키토산-카테콜의 지혈 효과. 카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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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홍합의 접착물질에서 유래한 지혈제를 개발해 혈액응고장애 환자를 지혈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홍합 모사 접착물질을 의료용 지혈 물질로 개발해 임상연구를 한 결과 지혈 성능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홍합은 강한 파도에도 바위에 단단히 붙어있는 접착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그동안 홍합 모사 성분을 이용해 혈액 내 성분을 빠르게 지혈할 수 있는 고분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연구팀은 홍합의 접착성 지혈 물질인 카테콜아민 고분자가 혈액 내 알부민과 같은 혈장 단백질과 결합해 수 초 내에 단단한 지혈막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카테콜아민 고분자를 이용해 개발한 지혈제의 경우 간이식·간 절제 후 출혈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지혈막이 생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 절제 수술 후 1차 지혈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발생하는 부위에 이 지혈제를 도포했을 때 우수한 지혈 효과를 보였고, 수술 이후 합병증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동물모델에서도 지혈 효과가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혈우병, 만성간질환, 아스피린·와파린 등 항혈액응고제 복용 등으로 혈액이 잘 응고되지 않는 환자가 수술을 받는 경우 효과적인 지혈제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바이오 벤처기업 이노테라피와 공동으로 지혈제를 개발한 후 유럽 허가(CE 인증)를 취득해 차후 글로벌 상용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지난달 24일 실렸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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