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유지원서 세월호참사 기억식 열려
가족협의회측, 문재인 정부 비판
"진상규명 천명 약속을 실행하라"
유은혜 부총리 "규명 끝까지 챙길 것"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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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촛불국민에 의한 촛불정권이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요청한다. 더 늦기 전에 진상규명 천명 약속을 실행해달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재단 등이 16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개최한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는 정부의 진상규명 미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종기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추도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된지 7년이다”며 “아무리 둘러보아도 내 목숨같은 아들·딸을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학교 다녀왔습니다 하고 집으로 들어올 것 같은데 눈에 선한데 꿈에서라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늘에 있는 아이들이 왜 구조 안해주고 죽였는지, 억울한데 왜 모욕당하는지, 엄마·아빠·어른들이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해줄 줄 알았는데 왜 안돼고 있냐고 말할 것 같아서 꿈에서도 아이들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부모인데 왜 그래야 하나, 왜 부끄러워야 하나. 그것은 희생자 304명이 구조받지 못하고 세월호 침몰 원인과 구조 안한 것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세월호참사) 책임자에게 혐의가 없다는 검찰의 부실 수사와 해경 지휘부 전원이 무죄라는 재판 결과 때문이다”며 “촛불정권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공정한, 새로운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의 힘도 필요하다. 여당은 180석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라. 참사 해결에 미온적이고 발목 잡은 태도를 쇄신하고 아픔에 공감하는 제1야당도 피해자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진상규명을 위한 첫 과제로 유족이 원하는 특검 후보 추천과 사참위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꼽았다.
그는 “사참위가 조사 권한을 제대로 사용해 조사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해 조사활동 기간을 허비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덜 미안한 어른, 부모가 되게 해달라”고 말하면서 흐느꼈다.
세월호참사 생존자인 장애진씨(안산 단원고 졸업생)는 편지 낭독을 통해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안산 단원고 졸업생 장애진씨가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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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기억하겠는 약속,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 진상규명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7년 동안 힘들었다. 혼자서 언론을 감당해야 했고 (희생된) 친구들이 그립고 우울할 때도 괜찮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른 친구들이 함께 해줄 것을 생각하면서 7년을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학생들이) 아무 조건 없이 내 친구를 해준 것이 고맙다”며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있나 생각한다. 너희를 마주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억식에는 유가족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유 부총리는 “세월호참사의 뼈아픈 교훈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가 할 일을 알려주고 있다”며 “유가족 여러분이 힘든 고통의 기억을 희망으로 품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사참위를 통한 진상규명은 계속 돼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진상이 규명되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다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버리지 않게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그날까지 한 발씩 나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살아남은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모든 국민이 안전한 나라, 국가가 앞장서 지키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며 “국가는 무엇인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표명했다.
한편 기억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을 열었다. 안전공원은 화랑유원지 미조성부지 2만3000㎡에 조성된다. 내년 9월 착공하고 2024년 4월(세월호참사 10주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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