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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토요워치] 쏟아지는 이미지에 지쳐···눈 감고, 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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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콘텐츠 전성시대

오디오 북·낭독 공연 속속 등장

시각적 피로 훌훌 '색다른 맛'

일상 속 멀티 태스킹 가능 매력

코로나로 비대면 늘며 수요 폭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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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 씨는 요즘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책을 듣는다.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오디오 북 애플리케이션만 실행하면 사람이 꽉 찬 전동차에서도, 역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는 길에도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다. A 씨는 “요즘은 한 에세이를 작가의 목소리로 듣고 있는데 종이 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며 “작가의 말투나 표정이 떠올라 더 실감 나게 몰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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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노트북·TV 등 이미지와 활자·영상이 넘쳐 나는 ‘볼 것 많은 세상’에서 귀를 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눈으로 읽기만 하던 책은 오디오 북 확산에 힘입어 ‘듣는’ 책으로 소비 방식이 확장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도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대 공연도 낭독 프로그램으로 색다르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시각예술의 대표 격인 미술 분야에서도 청각을 강화한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그야말로 듣는 콘텐츠의 전성시대다.

포화 수준으로 일상을 지배하는 시각 콘텐츠는 역설적으로 소리를 앞세운 ‘귀르가즘 콘텐츠’의 대두를 불러왔다. 각종 매체와 SNS의 발달 속에 의도치 않아도 엄청난 양의 사진과 영상·활자에 노출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각적 피로감을 덜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법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콘텐츠의 주소비군인 젊은 층에게는 어릴 때부터 익숙했던 시각 자극에 비해 ‘올드미디어’인 오디오 콘텐츠가 오히려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온다. 바쁜 일상에서 ‘들으며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이른바 멀티태스킹의 강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지난해 네이버 오디오 클립이 오디오 북이나 팟캐스트 사용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점’을 선호 이유로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이러한 트렌드에 가속을 붙였다.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유통 채널이 필요한 생산자와 부담 없는 여가 활동을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듣는 콘텐츠 시장에서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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