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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노머니]쿠팡의 '짝퉁' 논란, AI 기술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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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이주의 핫딜] AI 스타트업 마크비전, 와이콤비네이터 등에서 36억 시드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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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 롤렉스, 태그호이어 유명 브랜드의 위조상품('짝퉁') 수백종이 팔리고 있다며 판매 중단과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판매가격 수백에서 수천만원대 시계를 20만원대에 팔아 수십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전 세계 온라인 시장에서 거래된 위조상품은 1000조원대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위조상품의 온라인 유통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특허청 산업재산 특별사법경찰이 2010년 9월 출범 후 10년 간 압수한 위조상품만 1200만여점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0억원에 달한다.

온라인을 통한 위조상품 유통이 늘면서 이를 차단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실리콘밸리의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를 비롯해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다날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36억원의 초기단계(시드) 투자를 유치한 마크비전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인 이인섭 대표와 비니 메이 CTO(최고기술책임자), 코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EY한영에서 디지털전환 부문 컨설턴트로 재직한 이도경 부대표가 2019년 1월 공동으로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8월 온라인몰에서 위조상품을 AI 알고리즘으로 찾아내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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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위조상품 99% 적발…서비스 8개월만에 30개사 고객 확보


마크비전은 아마존, 쿠팡,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알리바바, 타오바오 등 25개국 60개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위조상품을 찾는다.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이 24시간 자동 모니터링해 위조상품을 찾아 신고한 후 관련 현황을 해당 기업 담당자에게 알려준다. 위조상품 신고 이후에는 적발 리스트, 실제 신고 및 삭제 건수, 브랜드 실적 효과 등을 분석한 '퍼포먼스 측정' 리포트를 제공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위조상품의 규모 및 피해 현황을 파악해 브랜드 신뢰도를 지킬 수 있다.

이도경 부대표는 "과거에는 브랜드 담당자들이 직접 위조상품을 각 사이트에서 찾아 신고해야 했지만, 마크비전은 딥러닝 기반의 시스템으로 위조상품 적발부터 신고까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었다. 특정 브랜드의 경우 위조상품을 걸러내는 정확도가 99%에 달한다"고 말했다.

마크비전은 서비스 8개월만에 랄프로렌코리아, 젠틀몬스터, 아크메드라비, 삼양식품, 레진코믹스 등 30개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고객사가 늘면서 월 매출 성장률이 250%를 기록 중이라고 이 부대표는 전했다. 서비스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마크비전은 레진코믹스 웹툰의 인기 캐릭터(IP)를 활용한 불법 제품들도 적발하고 있다. 적발한 레진코믹스 관련 위조상품만 9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부대표는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저작권을 위반한 폰케이스, 신발 등이 유통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모든 분야의 위조상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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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비전의 서비스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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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출하는 마크비전, 투자사는 조직과 실행력에 러브콜


마크비전은 이번에 유치한 자금으로 인재 영입과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 등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 부대표는 "미국, 일본과 같은 IP 강국의 브랜드 기업들에게 마크비전의 시스템을 알릴 계획이다"며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도 한국과 중국, 동남아의 위조상품 적발 수요가 높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김승현 베이스인베스먼트 이사는 "AI 엔지니어팀을 비롯해 마크비전의 뛰어난 기술력과 조직력이 매려적이었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 투자를 검토할 때는 패션 브랜드 기업들의 수요가 많았지만 콘텐츠 고객사로 관련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며 "모든 IP 위조상품 적발에 적용이 가능한 만큼 글로벌 AI 서비스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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