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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비상구 표지판은 왜 ‘녹색’으로 만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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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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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처음 가본 건물에서 방향을 잃어버렸을 때 사람들은 비상구 표시를 먼저 찾게 된다. 비상구(非常口)는 대형건물에서 갑작스러운 화재나 지진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탈출을 돕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고마운 존재다.

현재 모든 건물에는 이 같은 비상구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판이 내부 곳곳에 부착돼 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해 주야간을 가리지않고 항상 불이 켜져 있다.

비상구 표시판은 내장 배터리나 자가발전기 등 별도의 전력원과 연결돼 있어 건물 전체의 전원이 차단됐을 때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제 역할을 한다. 우리가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비상구 표시판은 녹색으로 돼있다. 도로 중앙성, 어린이 보호구역, 차량속도제한, 공사지역 표시판 등 사람들의 주의를 끌거나 경고의 의미를 담은 표시들은 노란색이나 빨간색을 사용한다. 그런데 왜 비상구 표시판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녹색을 사용하고 있을까?

녹색을 선택한 이유는 인간의 눈 구조와 관련이 있다. 실제 우리가 색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눈의 망막에 있는 추상세포와 간상세포라는 시세포 때문이다. 추상세포는 약 160여가지의 색을 구분할 수 있지만 밝은 곳에서만 작용하며, 간상세포는 이보다 훨씬 적은 색 구분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어두운 곳에서 작용한다.

위급 상황에서는 대부분 정전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비상구 표시판은 추상세포보다는 간상세포의 능력에 초점을 맞춰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간상세포에는 로돕신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빛의 파장이 50나노미터(nm)인 녹색광은 잘 흡수하는 반면 적색광은 흡수율이 낮다. 평소에 잘 보이는 빨간색도 어두운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은 이유다. 또 녹색은 빨간색에 비해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녹색은 안정과 편안함을 유도하지만 붉은색은 정열과 흥분을 일으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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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와 같은 위급상황에서 비상구 표시판이 붉은 색이라면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사용하는 야간투시경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녹색으로 투시하게 만들어졌다.

바로 이 같은 이유로 위급 상황에서 탈출로를 알려주는 비상구 표시판은 적색이나 노란색이 아닌 녹색으로 만들어진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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