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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크루그먼, 앤드루 양 '기본소득' 공약에 "계산기 두드려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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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칼럼서 비판…"막대한 예산 투입되는 기본소득보다 조건별 지원이 최선"

"자동화가 일자리 뺏는다는 진단 틀렸다…노조 쇠퇴가 더 큰 원인"

연합뉴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차기 뉴욕시장 유력 주자인 앤드루 양의 기본소득 공약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양 후보의 경제상황 진단과 해결책이 모두 틀렸다면서 "그가 좋은 시장이 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평했다.

양 후보는 우리가 급속한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사회적,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고, 모든 성인에게 매월 1천달러를 지급하는 방안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틀린 얘기라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우리가 정말 급속한 자동화, 즉 그에 따른 노동자수 감축 현상을 겪고 있는지 팩트체크부터 해보자"라며 "그건 급속한 효율성 향상을 의미할텐데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그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간하는 월간 노동리뷰 최신호 분석에서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의 둔화세를 보인다는 통계를 예로 들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내가 2019년에도 비슷한 지적을 했지만 양 후보는 거세게 반발하면서 '계산기 두드려 봤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그는 그 결과를 우리와 공유하지 않았고 지엽적인 부분만 얘기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양 후보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기본소득 역시 막대한 비용 부담과 효과성 등의 측면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면서 "나도 계산기를 두드려봤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바이든 정부가 마련한 '성인 1인당 1천400달러의 코로나19 지원금 지급' 방안도 4천110억 달러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이는 팬데믹 상황을 고려할 때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매년 연간 1만2천달러를 지급한다'는 양 후보의 제안은 매년 3조 달러 이상을, 영구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채나 인플레이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이는 인프라 투자에서부터 아동복지 문제까지 다른 우선 순위와의 충돌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미국의 정규직 근로자 중위 소득이 현재 주당 약 1천달러 수준인데 기본소득액은 실직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불충분한 액수라면서 "현 시점에서 최선은 실업자, 자녀가 있는 가정 등 조건별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봇이 일을 대신하고 자동화된다는 선전이 수준 있어 보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건 중도주의자들의 현실도피"라며 "불평등과 임금 침체는 노조가 쇠퇴하고 협상력을 잃은 것과 더 큰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뉴욕시장에 출마한 앤드루 양[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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