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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롯데호텔, 6년 연속 적자에 올해도 기업공개 '요원'...확장 무리수일까, 코로나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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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호텔롯데 호텔사업부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로 누계 영업손실 65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 호텔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액 4950억원과 영업손실 3545억원을 기록, 매출은 전년보다 약 반 토막 났고 적자는 같은 기간 10배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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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4.16 yoonge9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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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은 면세사업부 호텔사업부 월드사업부 리조트사업부 등 4개 사업부를 통해 면세점 호텔 테마파크 리조트 골프장 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면세사업 비중이 지난해 기준 80%로 전사 실적을 이끌었다. 호텔사업은 13%에 불과하다.

◆ 호텔롯데, 전사 손실 중 70% 호텔사업서 발생

주목할만한 부분은 롯데호텔의 실적 기여도다. 롯데호텔의 매출은 전사 13% 수준으로 면세사업 다음으로 비중 있지만 지난 6년간 영업이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호텔사업부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적게는 200억원부터 많게는 900억원대 영업 적자를 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손실이 3500억원대로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호텔롯데 전체 손실 중 70%가 호텔사업부에서 발생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임을 감안해도 이는 여타 경쟁사들에 비해 부진한 성적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외 여행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호텔신라의 호텔레저 부문 매출액은 4353억원으로 전년 보다 24% 줄었고 영업손실은 579억원에 달했다. 호텔신라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매출 역시 전년보다 29% 줄어든 1490억원이고 영업손실은 706억원에 달했다.

반면 호텔롯데의 호텔사업부 매출액은 4950억원으로 전년 보다 45% 줄었는데 영업손실은 무려 3545억원으로 전년(392억원)보다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업계에선 롯데호텔이 유독 경쟁사들보다 코로나19에 취약했던 이유로 무리한 호텔 확장을 꼽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팬데믹에도 '시그니엘 부산', '롯데호텔 시애틀' 등 국내외 호텔을 잇달아 오픈하며 호텔 사업 확장을 강행했다.

롯데호텔은 국내 17개와 해외 12개 등 총 29개 호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특히 2010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낸 호텔롯데는 지난해 기준 러시아 베트남 미얀마 미국 일본 등에서 11개 호텔, 1개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국내외 호텔 확장에 힘을 쏟으면서 사업비가 회계 수치에 반영된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보여진다"며 "실적이 회복되고 있던 시점과 팬데믹이 시기가 공교롭게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됐지만 추후 코로나19 위기가 타개되고 여행이 본격화돼 호텔로 발길이 많아진다면 빠른 회복을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호텔, 향후 신규 투자 신중론...회복에는 시간 '소요'

적자의 늪에 빠진 롯데호텔은 향후 신규 투자를 줄이고 체질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여진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총 7개 호텔을 오픈하면서 비용 지출이 많았지만 2019년 서울 호텔 리뉴얼을 완료하고 주요 비즈니스호텔 임차구조를 개선하면서 적자 규모를 줄였다.

현재 예정된 신규 호텔은 2023년 준공 예정인 베트남 하노이 L7호텔, 2024년 호치민 롯데호텔이 유일하다.

향후 신규 투자를 대폭 줄이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것이라는게 호텔롯데 측의 설명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당분간 신규 호텔 투자는 과거 5년 동안의 속도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며 "새로 오픈 계획은 올해 중에는 없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호텔롯데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며 코로나19 종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호텔사업부는 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한 보냉백 제공 패키지, F&B 크레딧을 제공하는 패키지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화된 VR(가상현실) 패키지 등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아무리 영업전략을 잘 짜고 대비하더라도 당장 코로나 재난 상황 속에서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해외에서도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니 그 전까지 '뉴노멀'에 맞춰 국내 수요를 이끌어올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개시에도 호텔롯데를 포함해 호텔 업계가 위기를 단기간 극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전염병 확산에 따른 외래객 입국자 수 감소와 다중시설 이용 기피 등으로 인해 호텔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최근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 노력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전세계적인 공급과 접종 그리고 이후 집단면역 형성이 단기간 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호텔롯데의 영업실적 회복 시기도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 호텔롯데 IPO, 기약 없이 '올스탑'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텔롯데가 수년간 추진해오던 IPO(기업공개) 역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5년부터 글로벌화(化)와 신 회장의 '뉴 롯데' 지배구조 확보를 위해 IPO를 추진해왔다.

호텔과 면세점 등 주요 사업들이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비상장인 상태로 자본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호텔롯데 상장은 복잡한 지배구조를 풀어내고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단으로 여겨진다. 현재 롯데호텔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L 투자회사'로 알려진 일본 계열 기업들이 롯데호텔 지분의 99.2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IPO는 그간 번번이 좌초됐다. 지난 2016년에는 경영권 분쟁과 검찰 조사 등 대내외 변수로 무산됐고 2017년에는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에 따른 실적 악화로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IPO 기대감이 또 다시 꺾였다. 팬데믹 영향으로 호텔롯데가 지난해 적자전화한 가운데 당장 IPO를 추진하게되면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IPO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현재 관련 전담 부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가장 큰 캐시카우는 면세점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잘 나올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보니 시장 가치가 높지 않아 현재로서 IPO는 중단됐다"며 "IPO는 팬데믹 시기가 지나고 법인 전체 매출이 정상화 되고 재평가가 된 이후에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oonge9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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