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의사 해외 학술대회 참가와 관광을 지원하는 등 리베이트 행위를 한 의료기기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18일 혈관용 스텐트 수입·판매업체인 한국애보트와 메드트로닉코리아의 공정거래법상 부당고객 유인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국애보트에는 16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의사들에게 해외 학회 참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주는 관행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의료기기 협회가 자율 규약을 만들어 리베이트 관행을 줄이고 있다. .

규약에 따르면 의료기기업체가 의료인 해외 학회 참가 지원를 지원할 경우 협회를 통해서만 가능하게 했다. 비용도 제한했다.

하지만 두 업체는 협회를 통해 지원금을 지급하면서도 학회 참가를 지원할 의사들을 미리 정하는 ‘꼼수’를 써 규약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애보트는 2014년 5월∼2018년 4월 자사 홍콩지사나 해외학회에 미리 접촉해 21개 병원 소속 의사 21명에게 초청장이 발급되도록 했고 이 중 14명이 학회에 참석했다.

해외 교육·훈련에 참석한 의사들에게는 43만원 상당의 중국 관광을 제공했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2017년 8월∼2019년 6월 34개 병원 36명 의사의 명단을 미리 해외 학회에 통보해 초청장을 보내도록 했고 이 중 23명이 학회에 참석했다.

공정위가 리베이트 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의료기기 또는 제약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리베이트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일 경우 자금이 풍부한 특정업체가 시장을 잠식할 수밖에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의료기기 시장 전반에서 해외 학회나 교육·훈련 지원을 빌미로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