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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트럼프 없는 트위터 100일, 세상은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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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어떤 이는 숙면을 취하게 됐고, 어떤 이는 혈압이 내려갔다. 어떤 이는 파란 하늘 아래서 맑은 숨을 쉬게 된 기분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우울한 소식이 가득하지만 누군가는 이전보다 나은 100일을 보냈다.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없는 트위터 100’일을 보도했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와의 회의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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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8일부터 트위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트위터에 그의 아이디를 검색하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계정을 정지했다는 안내문이 뜬다. 1월 6일 워싱턴에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시위대 일부가 연방의사당을 폭력적으로 점거해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패배한 대선결과를 “사기”라고 주장했고 폭도들을 “애국자”라고 표현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폭도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지만 그는 결국 트위터 이용을 금지당했다. 그의 계정은 영구정지 상태다. 18일이면 트위터 세상에서 그가 사라진 지 100일이 된다.

공군 출신으로 마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는 마리오 마발(35)은 뉴욕타임스에 “그가 트위터에서 사라진 뒤 잠을 더 잘 자게 됐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주 블룸스버그의 음대 교수 매트 리스(29)는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사라진 100일에 대해 “스모그로 끊임없이 숨막히는 도시에 사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보니 파란 하늘에서 새들이 노래하고, 마침내 독성물질을 들이키지 않고 숨을 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개리 카발리(71)는 “혈압이 20이나 내려갔다”며 “트럼프의 부정직한 트윗을 읽지 않는 것만으로도 내 삶은 전보다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트위터는 재임 기간 내내 최고의 무기였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가장 잘 드러내는 홍보수단이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가감없이 자신의 감정을 발설했고, 혐오발언을 쏟아냈으며 갑자기 정책과 인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처음 트위터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계정을 정지당한 지난 1월까지 그가 올린 트윗의 수는 5만6000개가 넘는다. 그가 마지막으로 올린 트위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였다.

‘트럼프 없는 트위터’를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전히 그가 ‘목소리’를 빼앗긴 것에 분노하며 ‘표현의 자유’를 얘기한다. 트위터가 부적절한 ‘검열’을 시행해 의견을 말할 권리를 빼앗았다는 것이다. 위스콘신 출신의 소매업자 로널드 존슨(63)은 트위터 등 빅테크 회사들의 결정을 비판하며 “비록 그가 터무니없는 말들을 늘어놓았다고 해도, 그의 지지자들에게 그가 할 말을 들을 기회를 빼앗은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정체성은 트럼프의 정체성과 연결되어 있기때문에 절실하게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없지만, 트위터 안에서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상당하다. 지난 달 트럼프의 변호사이자 뉴욕시장을 지낸 로버트 줄리아니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올린 트윗은 6만6000회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메시지를 설파할 새로운 소셜미디어(SNS)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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