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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블루보틀도 둥지…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인싸' 몰리는 성수동 '천지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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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 한강르네상스로 깨어나는 성수 ◆

미국의 유명 커피 브랜드인 블루보틀이 한국에 처음으로 점포를 낸 곳. 핫한 빵집과 카페가 주말마다 인스타그램에 소개되고 '인싸'들이 줄을 서는 곳. 하지만 한편엔 아직도 옛날 모습을 지닌 중소 제조공장들이 모여 있는 곳.

성수동은 이처럼 서울에서도 매우 특이한 모습과 독특한 감성을 지닌 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성수동은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 압구정과 청담을 마주 보는 한강변에 있다. 자연적으로 매우 좋은 입지지만 예전부터 장마철이면 중랑천의 물이 넘쳐 자주 물에 잠기곤 했다. 그때 만들어진 일시적인 섬이 바로 뚝섬이다.

이곳은 예전부터 '말'과 역사를 함께한 지역이었다. 말 목축을 금지했던 병자호란 이전의 조선 시대에는 이 일대가 전국에서 가장 큰 말 목축장이었다. 1954년 5월 8일엔 한국마사회가 뚝섬에 경마장을 열었다. 35년간 시민의 사랑을 받았던 경마장은 1989년 지금의 과천 렛츠런파크(옛 경마공원)를 열면서 문을 닫게 된다. 5년 후 근처에 있던 골프장까지 문을 닫으면서 서울시의 '서울숲' 조성 프로젝트도 시작됐다.

성수동은 또 '민자 1호 산업단지'로 불릴 만큼 거대한 중소기업의 요람이었다. 1970년대 이곳은 직원 수 5~30명 정도의 제조업체가 약 2900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진다. 그러나 1970년대 말 구로공단, 안산 반월공단이 생기며 기계공장·철공소 등이 하나둘 성수동을 떠나기 시작했다. 비싼 인건비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탓이 컸다.

조금씩 사람이 사라져 가며 생기를 잃어 가던 성수공단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실리콘밸리 열풍과 함께 성수에도 벤처기업이 속속 입주했기 때문이다. 을지로 등에서 넘어온 인쇄업체와 알짜 중견 제조업체도 속속 입주하며 성수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가 섞인 '도시형 밸리'로 변신했다. 공장의 외형도 '아파트형 공장'으로 변신하며 기존 2층, 3층에서 10여 층 규모로 올라갔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성수동 일대는 다시 한 번 탈바꿈 중이다. 기존 성수에 있던 제지업체 등이 떠나면서 빈 공장 용지가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조됐고, 20·30대가 대규모 창업 열풍을 일으켰다. 특이한 사실은 점포들이 공장과 상가의 외관은 유지한 채 내부를 개조해 골목의 편안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는 점이다.

대림창고, 어니언 등이 대표적 사례인데 최근에는 공신닷컴, 마리몬드 등 신생 기업과 큐브 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도 둥지를 틀었다. 이로써 성수동은 옛날 공장의 모습을 지닌 개성 있는 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중심으로 하는 영국 런던 뱅크사이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한강르네상스의 포문을 열었던 갤러리아포레는 한화건설이 갤러리아백화점의 고급 이미지를 차용해 2008년부터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다. 처음부터 '현금자산 100억원 이상, 연간 백화점 쇼핑 금액 1억원 이상, 서울옥션(미술품 경매) VIP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 정도로 철저히 고급화를 노렸다. 이후 트리마제·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이 입주하며 성수동 일대는 연예인도 많이 거주하는, 이른바 '힙' 타운으로 변신하게 된다. 이곳은 소녀시대 태연·써니, 슈퍼주니어 이특·은혁·동해 등이 살고 있고, BTS 제이홉 등도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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