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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약국서 백신 골라 맞는 미국, 마스크 벗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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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8일 오전 2시(미국 동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 중인 기자는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형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 사이트를 조회해봤다. 주소지에서 10마일(약 16㎞) 반경 내 월그린스 약국 10곳에 백신이 준비돼 있었다. 백신 종류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시간대도 다양했다.

차로 15분 거리인 오라델에서는 9시간 뒤인 오전 11시부터 접종이 가능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당일 예약과 당일 접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백신 공급 초과 상황으로 가고 있는 미국의 한 단면이다. 지난 16일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를 가보니 조깅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17일까지 전체 인구의 39%인 1억2949만명이 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을 마쳤다. 이 중 2회까지 접종을 마친 사람은 8247만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24.8%(18세 이상 성인 인구 기준 31.8%)다. 미국은 이제 가을 이후 3차 접종 준비에 들어갔다.

영국은 최소 1회 접종률이 미국보다 10%포인트 높은 49%다. 이 덕분에 영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야외 식당이나 펍 등에서 마스크 없는 생활로 돌아왔다.

영국 정부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음악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어떤 조건 아래 대규모 행사를 재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실험이다. 5월 2일 리버풀 세프턴 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는 5000명이 참여할 수 있다고 BBC 방송이 18일 전했다. 올리버 다우든 문화부 장관은 "대중이 다시 안전하게 모일 수 있도록 다양한 설정으로 실험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대만 등은 접종률이 5%를 밑돌고 있다. 방역에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던 나라들이 백신 접종전에서는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CNN은 영국·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간 백신 접종률 차이는 초기 방역 성과 차이가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초기 방역에 실패한 영국 미국은 절박한 상황에서 '과감한 도박'에 나섰고, 그만큼 백신 확보와 접종이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영국과 미국은 다른 나라에 앞서 백신에 크게 걸었고 지금 전 세계는 백신 공급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코로나19 환자가 대거 발생하거나 급증하는 '핫 스폿(Hot Spot)'은 아니지만 확산이 꾸준히 억제되는 '콜드 스폿(Cold Spot)'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콜드 스폿'에는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확진자 수가 적지만 기준보다 살짝 높아 콜드 스폿에서 제외됐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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