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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유가·운임·환율 '삼중고' 수출 中企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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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급등에 물류비도 부담
원화가치 치솟으며 환리스크까지
"수출해봐야 손해" 수익성 최악
납품단가는 제자리 '존폐 위기'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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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중소기업이 삼중고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고공행진에 원화강세까지 이어지면서 채산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중소기업들은 역마진을 우려할 만큼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지만 납품단가는 쉽게 올릴 수 없어 경영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18일 중기업계에 따르면 원유, 구리 등 원부자재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실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기준으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3.15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1월 4일 47.62달러와 비교해 32.6%나 급등했다. 산업의 대표적 원자재인 구리 가격 역시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4일 t당 7918.5달러에서 지난 2월 25일에는 9614.5달러로 21.4% 치솟았다. 현재 t당 8900달러 수준으로 연초 대비 12.4% 올라 수출중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비용부담으로 직결된다.

환율은 지난해 5월 25일 달러당 1242원에서 현재 1115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1년도 안돼 10% 이상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촉발로 해운운임 상승세 역시 수출중기를 옥죄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연초 1TEU(컨테이너 1개)당 1022.7달러에서 지난 9일 기준 2652.1달러로 급등했다. 불과 4개월 만에 159.3%나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수에즈운하 사고 이후 물동량이 증가해 컨테이너선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문제는 수출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환리스크 관리가 어렵고, 급격한 비용상승 충격파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늘어난 비용을 고스란히 납품단가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용인에서 2차전지 분리막을 생산하는 수출 중소기업의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구매력이 약한 수출 중소기업들은 구리와 동 등을 구하기조차 힘들어졌다"며 "어렵게 구해 제품을 공급해도 늘어난 비용부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납품단가는 10년째 제자리"라고 토로했다.

전체 매출의 60%를 수출하고 있는 농기계 업체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와 풀가동 체제로 생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원자재 값과 물류비용, 환리스크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서 내부적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수출중소기업 대표는 폐업까지 거론하고 있다. 경기 용인에서 30년째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대표는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비용 증가로 생산여건이 어려워졌다"며 "물류비 상승과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물량이 늘어날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폐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kjw@fnnews.com 강재웅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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