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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탄소배출부채가 영업익 2배인데… 무상할당 축소 앞둔 철강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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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수요 늘며 배출량 늘어날 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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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3기(2021년 6월~2023년) 시행을 앞두고 대표 굴뚝산업인 철강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감산으로 탄소배출량이 줄었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철강수요가 늘면서 탄소배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3기부터는 1~2기와 달리 무상할당 비중이 줄면서 기업 입장에선 사실상 '환경세'와 같은 탄소배출권이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의 탄소 배출부채는 연결기준 786억원으로 전년(510억원)보다 약 54% 증가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해 배출부채가 1571억원으로 2019년 1143억원보다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73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배출부채가 이익의 2배를 넘어섰다. 배출부채는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을 위해 지출해야 할 비용을 기업들이 미리 회계에 충당부채로 반영한 것이다.

■하반기 t당 가격 2배 이상 전망

올해부터는 무상할당이 줄어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1기(2015~2017년)에 탄소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했으며 2기(2018~2020년)부터는 배출권 가운데 3%를, 3기부터는 배출권 가운데 10%를 돈을 주고 구매하는 방식으로 유상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다만 철강업종은 3기까지 무상할당을 받아왔으나 향후 축소 유려가 제기된다.

최근 들어 탄소배출권 거래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배출권 중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KAU20은 지난 16일 기준 t당 1만5500원대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한 감산으로 탄소배출권 물량이 많이 나와 가격이 줄었다"며 "하지만 향후 t당 가격이 4만원 선을 넘어서면 배출권 구매비용이 웬만한 기업의 영업이익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발생해도 생산할 수밖에"

기업 입장에선 글로벌 철강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무상할당 비중이 줄었다고 생산을 줄일 수도 없다.

정부도 현재 한 국가가 배출할 수 있는 배출량을 국제기구에서 할당받는 총량제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총량제한 방식으로 기준연도인 직전 기수 배출량을 기준으로 다음 기수 무상할당량을 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배출 감축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각 기업도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당장 친환경 설비 교체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는 친환경 발전설비 등 환경개선 프로젝트에 2019년 2월부터 9040억원을 집행했으며 환경설비 개선과 정비 등에도 약 20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현대제철은 녹색채권 발행으로 환경개선과 설비투자에 사용할 예정인데, 특히 코크스건식냉각설비(CDQ)를 통한 탄소배출 저감과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설비투자에 올해부터 26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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