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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러시아 야권 지지자들, "나발니 살리기" 시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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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들 "나발니 언제 사망할 지 모르는 상태"
21일 '나발니 구하기' 거리 시위 진행 예정
美 "나발니 사망하면 대가 치를 것" 경고
한국일보

최근 교도소 안에서 건강이 악화된 러시아 대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2월 자신의 판결을 듣기 위해 모스크바 시모놉스키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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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건강 악화로 당장 숨질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측근과 가족들이 나발니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나발니 지지자들이 21일 치료와 석방을 위한 거리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발니의 최측근인 레오니드 볼코프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분의 지인 모두를 중앙광장에 불러달라”며 “이번 집회는 ‘절대 악’에 대항하는 결정적 싸움이 될 수 있고, 어쩌면 러시아의 마지막 야권집회가 될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미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인 나발니의 딸 다리야는 “아버지가 의사의 치료를 받게 해달라”는 게시물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해당 게시물에 답글을 달며 나발니 석방과 병원 치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날 나발니의 건강상태가 사망이 임박한 수준으로 알려진 뒤 시작됐다. 나발니 주치의들은 17일 그가 언제 숨질 지 모르는 상태라며 당장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야로슬라프 아쉬흐민 심장전문의는 "나발니는 언제든 치명적 부정맥과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키라 야르미슈 나발니 대변인도 "나발니가 죽어가고 있다. 지금 상태를 고려하면 며칠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푸틴의 대표적인 정적인 나발니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가 회복했다. 올해 1월엔 건강을 되찾고 러시아로 돌아갔지만, 공항에서 바로 붙잡혀 구속됐다. 수감생활을 이어가다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교정 당국이 자신의 등과 다리 마비 증상을 치료할 외부 의사를 들여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단식 이후 나발니의 건강은 크게 나빠졌으며, 지난주 면회를 다녀온 아내는 나발니가 면회실의 인터폰을 들 힘도 없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교도소 안에서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교정당국이 나발니의 단식을 강제로 중단하기 위해 음식을 먹이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나발니의 상태가 알려지자 그가 사망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에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금 중 나발니에게 일어나는 일은 러시아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해왔으며, 국제사회가 그들에게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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