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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나발니 18일째 옥중단식 “며칠내로 숨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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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수감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건강 상태가 최근 급격하게 악화돼 치료를 받지 않으면 며칠 내로 숨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발니의 개인 주치의 중 한 명인 아나스타샤 바실리에바는 17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의 혈중 칼륨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져 신장 기능이 손상되고 심장박동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가 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치의인 야로슬라프 애시크민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를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슈는 “나발니가 죽을 수 있으며, 그것은 이대로 두면 며칠 이내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발니는 허리·다리에 마비 증세가 나타나고 극심한 통증까지 수반돼 뜻대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독극물 테러를 당한 후유증이라고 나발니 주변 인사들은 주장하고 있다. 마비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나발니는 외부 의료진을 들여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교도소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반발해 나발니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했으며, 체중이 9㎏ 줄어들었다고 그의 아내 율리아가 전했다. 그는 심한 기침과 고열에도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나발니의 몸 상태를 전해 듣고 “정말로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이라고 했다. 작가 조앤 롤링, 배우 주드 로·데이비드 듀코브니 등 70여명의 유명 인사도 “나발니가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라”며 러시아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 성명은 르몽드·이코노미스트·슈피겔·라레푸블리카 등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매체 한 곳씩을 통해 발표됐다.

러시아 야권은 대대적인 항의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집회 신청을 받고 있는데, 이날까지 45만명이 서명했다. 야권은 50만명을 넘기는 대로 집회 날짜를 잡을 계획이다.

나발니는 독극물 테러를 당한 후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받은 뒤 올해 1월 자발적으로 귀국했다. 이후 러시아 당국은 2014년 금품수수 혐의로 나발니에게 적용했던 집행유예형을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으로 전환시켰다. 나발니가 수감된 모스크바 동쪽 포크로프시(市) 2번 교도소는 러시아에서 가장 악명 높은 4대 교도소 중 하나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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