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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현대차 ‘스타리아’… “디자인 혁신적, 주행성능 물음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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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고심 끝에 내놓은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외관과 낮은 벨트라인의 큰 창문이 주는 개방감이 인상적이다. 외관만 봐서는 미니밴 시장의 강자 기아 카니발과 경쟁 차종 같지만 ‘카고’(화물)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현대차 스타렉스가 가지고 있던 상용 영역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스타리아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14일 경기 고양에서 김포까지는 ‘스타리아 라운지 2.2 디젤’(7인승·인스퍼레이션)의 2열에 앉아 차를 시승했고, 김포에서 파주를 돌아 다시 고양까지 가는 길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스타리아에 앉으면 마치 시야가 탁 트인 카페에 앉은 것처럼 넓은 시야가 펼쳐진다. 전방과 측방의 넓은 창문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게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가 이번 차량 개발 과정에서 컨셉트로 잡은 ‘인 사이드 아웃’의 의미가 그대로 와 닿는다.

공간활용과 주거성 면에서는 만족감이 높았다. 차고가 높아 어린이는 차 앉에서 허리를 숙이지 않고 걸어 다니는 게 가능할 정도다. 또한 2열을 뒤로 밀어도 3열의 여유가 크다. 좌석의 이동 범위도 넓어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특히 2열에는 릴렉션 시트가 적용돼 장거리 이동 시에 마치 누워서 가듯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진동이나 소음으로 인한 불편함은 특별히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 미니밴에 비하면 안락한 승차감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대목이 있었다. 또한 2열 수동 창문은 각종 고급 사양과 편의장비를 장착한 차량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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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리아는 운전석에 앉으면 스티어링휠에서 꽤 멀리 배치된 계기판이 전방 시야와 함께 한눈에 들어온다.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시인성이 좋다. 시트도 운전에 적합했고, 무엇보다 양옆의 팔걸이 위치가 균일해 장거리 운전 시 좋은 지지대 역할을 해준다. 또 1열 조수석과 운전석 사이의 콘솔 박스가 넓게 배치돼 있으며, 차량 곳곳에 숨겨진 수납공간도 많다. 조수석은 기존 차량보다 앞쪽 공간을 더 확보해 2열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점도 인상적이다.

디자인과 달리 주행성능 면에서는 기존 미니밴과 비교해 아쉬운 대목이 많았다. 최근 나오는 카니발, 오딧세이, 시에나 같은 미니밴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가까운 주행질감을 지향하고 있다. 반면 스타리아는 상대적으로 높은 운적석 위치와, 넓은 창문의 개방감 때문인지 운전 느낌은 미니밴 보다는 승합차에 가까웠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의 가속 느낌이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 성능과 차의 거동,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느껴지는 큰 차체의 움직임 등이 아직 미니밴이라 하기에는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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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스타렉스와 비교하면 진동이나 소음, 고속 주행 안정적 등 여러 부분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다만 디젤 차량임에도 초반 토크나 후반 가속력이 경쾌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차는 이번 차량을 출시하면서 “스타렉스의 후속이 아닌 새로운 차”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주행 성능 면에서는 아직 승합차의 색깔을 다 지우지 못한 것 같았다.

고양=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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