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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나스닥에서 살아남기] 이제 테마는 우주...'뉴 스페이스' 3총사는 ARKX·UFO·RO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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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블루오션’ ‘인류 최후의 투자처’.

우주 산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주는 최근 세간의 관심을 많이 받는 분야 중 하나다. 정부가 시장을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 시대가 저물고 민간 기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시작돼 시장에 활기가 돌면서다. 지난해 미국 스페이스X가 민간 기업 최초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업체가 하나둘 등장한 것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우주는 핫이슈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며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이가 많다. 우주 산업에 자산을 배분하는 대표 ETF 3종을 소개한다.

매경이코노미

정부가 시장을 주도하던 ‘올드 스페이스’ 시대가 저물고 민간 기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시작되며 우주 시장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버진갤럭틱이 개발한 우주선. <버진갤럭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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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언니’가 선보인 ARKX

▷전후방 산업까지 폭넓게 투자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상품은 ‘ARK Space Exploration & Innovation ETF(ARKX)’. 3월 30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됐다. 월가 스타 펀드매니저 캐시 우드가 선보인 상품이다. 캐시 우드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운용책임자(CIO). 테슬라에 집중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내며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캐시’가 돈을 뜻하는 영어 단어 ‘Cash’와 발음이 같아 ‘돈나무 언니’ 혹은 ‘돈나무 누나’라고 불린다.

ARKX는 상장 소식이 알려진 올해 초부터 주목받았다. 거래 첫날에는 거래 규모 2억9400만달러를 기록했다. ETF 역사상 8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ARKX가 상장한 3월 30일부터 4월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이 ETF 389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체 해외 주식 중 테슬라와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순매수금액이 크다.

ARKX는 포트폴리오 80% 이상을 우주 관련 종목에 배분한다. 우주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기업 외에 인공지능(AI), 로봇, 3D 프린팅을 비롯한 기반 기술을 갖춘 기업도 투자 대상이다. 위성 인터넷이나 우주 농업 등 항공우주 산업이 성장하면 수혜를 보는 분야에 진출한 기업도 편입한다. 4월 12일 기준 종목은 39개, 수수료율은 0.75%다.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트림블(Trimble, 8.73%). 농업, 건설, 교통 등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쓰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다. 지난해 4월 20~30달러대에 머무르던 주가가 올해 4월 80달러대로 뛰는 등 승승장구한다. 이 밖에 방위 산업·항공우주 업체 크라토스(Kratos)와 L3해리스(L3Harris), 3D 프린팅 산업에 투자하는 ‘3D Printing ETF’, 반도체 기업인 TSMC와 엔비디아(Nvidia), 농기구 업체 디어(Deere),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 등을 담았다.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과 보잉(Boeing) 등 우주 산업 대표 주자에도 투자금을 배분했다. 버진갤럭틱은 영국 괴짜 억만장자이자 사업가인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했다. 지금은 우주 산업 관련 기술 용역 제공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미래에는 우주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이를 핵심 수익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보잉은 2020년 기준 방위·우주·안보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하는 등 우주 부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 김한룡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ARKX ETF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다양한 섹터로 구성됐다. 우주 탐사에 특화된 ETF를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실망스럽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다양한 첨단 산업과 연결된 우주 산업의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기적으로 우주 산업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주와 우주를 둘러싼 전후방 산업에 전반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UFO·ROKT도 대표 ETF

▷우주항공, 방산 비중 높아

미국 자산운용사 프로큐어AM이 운용하는 ‘Procure Space ETF(UFO)’ 역시 우주 테마를 대표하는 ETF다. 매출 혹은 영업이익의 50% 이상이 우주 관련 사업에서 발생하는 기업에 투자금의 80%를 배분한다. 수수료율은 0.75%, 4월 14일 기준 종목 수는 32개다. 커뮤니케이션, 산업재, IT 등의 섹터가 포함됐다. 국가로 보면 미국 기업 비율이 가장 높고 프랑스와 일본, 이스라엘, 이탈리아 기업도 편입됐다.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오브컴(Orbcomm, 6.89%).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으로 인공위성을 활용한 사물인터넷(IoT), 머신투머신(M2M·사물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 GPS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스마트기기를 만드는 가민(Garmin), 위성방송 서비스 디시네트워크(Dish Network), 위성 라디오 업체 시리우스XM 등을 담았다.

미국 이외 국가 기업 중에는 일본 위성방송 사업자 스카파JSAT(SKY Perfect JSAT)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우주 쓰레기 처리 기술을 개발해 2026년까지 실용화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우주 쓰레기는 수명이 다한 뒤 지구 상공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나 로켓 파편 등을 가리킨다. 현재 지구를 둘러싼 우주 공간에 크기가 10㎝ 이상인 쓰레기만 놓고 봐도 3만개 이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카파JSAT가 개발하려는 기기는 쓰레기에 레이저를 쏴 대기권에 진입하도록 유도한 뒤 태우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이화학연구소, 나고야대, 규슈대와 함께 진행하는 연구로 2022년 말 설계를 끝내는 것이 목표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UFO ETF와 관련, “자주 사고파는 투자 방식보다는 산업 성격에 맞게 중장기 투자를 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은 4월 13일 기준 3개월 14.36%, 6개월 35.11%, 1년 66.99%다.

SPDR S&P Kensho Final Frontiers ETF(ROKT)는 미국 대표 금융 기업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가 보유한 ETF다. 세 상품 중 가장 먼저 시장에 나왔다. 2018년 10월 상장했다. 우주와 심해를 개척하는 사업을 하는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수수료율은 0.45%, 4월 13일 기준 ETF에 담긴 종목은 30개다. 에어로젯 로켓다인 홀딩스(Aerojet Rocketdyne Holdings), 맥사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 노스럽 그러먼 코퍼레이션(Northrop Grumman Corporation)이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이다. 에어로젯 로켓다인 홀딩스는 로켓 엔진 제조사. 지난해 12월 록히드마틴에 합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목받았다. 맥사테크놀로지는 인공위성 전문 업체로 수년간 미국 정부기관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지난해 4월 10달러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올해 4월 30~40달러대까지 뛰었다. 노스럽 그러먼은 미국을 대표하는 방위 산업체다.

상대적으로 운용자산(AUM) 규모가 작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4월 13일 기준 AUM은 2455만달러(약 274억원)다.

서세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ARKX는 우주항공 관련 수혜 기업 비중이 높은 반면 UFO는 우주항공 관련 서비스 제공 기업, ROKT는 방산 기업 비중이 높다. 큰 테마가 같더라도 각 ETF마다 특성이 다르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총평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5호 (2021.04.21~2021.04.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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