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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ESG강조하던 식품업계, 장애인 고용에는 "노동 효율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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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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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지만, 국내 식품기업들의 장애인 채용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고용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노동 환경은 악화했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5~64세 장애인 고용률은 48.0%로 전년 대비 2%포인트 감소했다. 중증 장애인 고용률은 24.3%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 인구 고용률이 65.8%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는 것과 비교했을 때, 장애인 노동자에게는 코로나19 여파가 2배 가까이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 1990년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을 제정하고 장애인고용공단과 의무고용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국가 및 자치단체,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게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고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민간기업은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해야 한다. 2021년 기준 100인 이상 민간기업에 대해 정부가 적용하고 있는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은 3.1%다.

식품기업의 장애인 채용의 무관심도 진행형이다. 2020년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장애인 고용에 무관심한 459개소 기관·기업 명단'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비율이 풀무원아이엔은 0.5%, 팜한농 0.68%, 동원에프앤비 0.84%, 동원산업 1.05%, 동원홈푸드 1.39%, 사조대림 1.24%에 그쳤다.

2019년에는 오뚜기(0.39%), 올가홀푸드(0.82%), 대한제분(1.14%), 2018년에는 네슬레코리아(0.91%), 준코(1.0%), 농심(1.07%), 크라운제과(1.32%), 디아지오코리아(0.28%), 필립스코리아(0.00%), 초록마을알에스(0.47%), 사조해표(0.58%), 2017년 상반기에는 본푸드서비스(0.97%), 하림계열사인 제일사료주식회사(1.03%), 아모제푸드(0.62%), 풀무원건강생활(0.50%), 팔도(0.26%), 대상(1.30%), 오리온(0.76%), 2016년 상반기에는 이랜드월드(1.18%). 씨제이제일제당주식회사(1.09%), 아워홈(0.54%)이 장애인 고용에 무관심한 기업으로 공표됐다.

팜한농은 고용저조로 3년 연속, 동원에프엔비와 동원그룹은 10년 연속 장애인 고용 저조 공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은 다 그렇다"면서 "고용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인권단체에서는 '장애인은 일을 못 한다'는 사회의 편견으로 장애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애유형이 다양하고 기업의 업무도 다양하지만, 그 안에서 적절하게 장애유형에 맞춰진 직무직종이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 성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장애인이라는 하나의 집단으로 일체화하는 경향이 장애인 고용 문제를 심화한다는 지적이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은 노동효율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지만, 장애가 있다고 모두 일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에서 근본적인 고민 없이 기업에 고용을 장려하기 때문에 기업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세분된 직종개발에 투자하지 않는 정부에게, 이차적으로는 "벌금 내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장애인 고용을 기피하는 기업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하는 것은 돈 때문만은 아니다. 자기 스스로 삶에 대한 의미를 가져가는 점도 크다. 이런 부분에서 장애인을 무조건 도와야하는 대상으로 사고한 채, 고용에서 배제하는 인식은 여전히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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