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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쌍용양회 매립장 조성사업, 제천·영월 '물 분쟁' 비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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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쪽 반대 목소리에 영월 남면 "장곡취수장 폐쇄하라" 요구

제천시의회도 사업반대 결의…1990년대 갈등 재현 주목

(제천·영월=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충북 제천지역의 강원 영월군 쌍용C&E(옛 쌍용양회)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사업 반대 운동이 양 지역 '물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월군 남면 이장단협의회와 청년회는 최근 '제천 장곡취수장 폐쇄', '주천강·평창강 상수도보호 구역 지정 반대'를 요구하는 플래카드 30개를 남면에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시 평창강 장곡취수장은 제천시민들의 식수를 취수하는 곳인데도 폐쇄 주장을 하는 것은 쌍용양회 매립장 찬반 문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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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군 남면에 내걸린 플래카드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면 이장단협의회는 "제천이 영월로 흐르는 강물을 끌어다 먹고 있고 (도심 친수사업을 위해 취수 여유량을) 추가로 가져간다고 한다"며 "다슬기를 키우는 영월의 농가 등이 갈수기에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남면 청년회는 "영월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쌍용 매립장을 찬성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제천 사람들이 영월 물로 혜택을 보면서 원정 시위까지 벌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면 지역에서는 최악의 경우 매립장 침출수가 발생해 쌍용천을 거쳐 평창강으로 유입된다고 해도 장곡취수장은 상류에 위치해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쌍용C&E는 한반도면 쌍용리 영월공장 석회석 폐광산에 1천700억원 이상 투입해 560만t 처리 규모의 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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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대책위, 영월서 원정 시위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천시는 석회암 지대 특성상 침출수 유출 시 지하수가 광범위하게 오염될 수 있고, 이 경우 상수도 취수원 수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환경도 훼손될 수 있다며 사업 반대입장을 밝힌 상태다.

제천·단양 농민회 등 제천·단양지역 20개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쌍용양회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 대책위원회는 매립장 조성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열린 지난 9일 영월에서 원정 시위를 벌였다.

반대 대책위는 "영월, 제천, 단양, 충주 주민들의 식수 혹은 농업용수로 흘러드는 쌍용천 주변에 대규모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건립하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제천시의회는 19일 "원주지방환경청은 매립장 예정지가 지하수와 하천 오염 가능성이 높은 석회암층으로, 환경적으로 시설입지가 부적합한 만큼 환경영향평가서 협의에 부동의하라"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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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의회 쌍용 매립장 반대 결의문 채택
[제천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기류 때문에 1990년대 초 장곡취수장 건설을 둘러싼 제천과 영월의 물싸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천시는 도시발전에 따른 급수 인구 증가로 영월군과 접경인 송학면 장곡리 평창강에 취수장 건설을 추진했고, 영월 지역은 물 부족 문제와 상수도 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지역발전 장애 문제를 들어 이 사업을 반대해 3년여 갈등 국면이 이어졌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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