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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MZ세대에 응답한 네이버···3년간 주식 2,000억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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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논란' 네이버, 파격 보상

전직원 매년 1,000만원 주식 지급

의무보유없이 받는 즉시 매도가능

노조 "직원 목소리 반영" 긍정평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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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논란’을 빚어오던 네이버가 전 직원에게 3년 동안 매년 1,000만 원의 ‘스톡그랜트(stock grant)’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대상자는 임원급을 제외한 약 6,500명으로 3년간 지급되는 주식의 값어치는 2,000억 원에 육박한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과 달리 의무 보유 기간이 없어 받는 즉시 매도할 수 있다.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강조해온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보상안’으로 대규모 스톡그랜트라는 파격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네이버는 19일 임원급을 제외한 네이버 본사·계열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식 보상 프로그램 ‘스톡그랜트 제도’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으로 지급 대상자는 총 6,500여 명으로 1인당 연 1,0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3년간 제공한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3년간 지급하는 주식의 총 규모는 1,950억 원에 달한다. 네이버는 매년 7월과 1월 초 당해연도 재직 기간에 따라 분할 부여할 방침으로 오는 7월 첫 번째 스톡그랜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스톡그랜트 도입으로 네이버 직원들은 연 2,000만 원가량의 주식을 받게 된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부터 모든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1인당 평균 1,000만 원어치를 지급해왔다. 여기에 이번에 스톡그랜트 1,000만 원이 더해진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의 스톡옵션과 스톡그랜트는 기존 연봉·인센티브와는 별도다. 이 외에 네이버는 연 200만 원 한도로 직원의 자사주 매입 금액 10%를 현금 지원해주는 ‘주식 매입 리워드’ 제도도 운영해왔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스톡그랜트는 회사 보상 철학에 기반해 개인과 회사의 성장을 연계시키는 방안”이라며 “스톡옵션이 앞으로의 사업 성과에 대한 결실을 나눈다면 스톡그랜트는 직원들이 네이버 주주가 되는 동시에 우수한 인재를 지키고 확보할 수 있는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추가 보상안을 내놓으며 연초 불거진 네이버 성과급 논란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네이버 노조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직원들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 계열사에 적용되는 것인지 세심히 살피고 올 7월 갱신되는 임단협에서 복지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스톡그랜트 도입은 그동안 직원들과 성과급 논란을 빚어오던 이해진 GIO가 고민 끝에 내놓은 방안이다. 이 GIO는 올 2월 성과급 논란에 대한 사내 설명회를 열고 “네이버는 성과급 외 스톡옵션 등 다양한 보상 체계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며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려했지만 반발이 더욱 심해지며 결국 실패했다. 이에 이 GIO는 3월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나도 ‘해진이 형이 쏜다’ 같은 것으로 칭찬받고 사랑받고 싶다”면서 “현재 업계의 보상 경쟁은 급하게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그 후유증이 염려되기도 한다”는 속내를 내보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톡그랜트 지급 대상에 임원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임원과 직원의 성과급 차등이 크다’는 일선의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MZ세대들의 성과 보상 요구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개발 인력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이 GIO가 기업 가치와 연동되는 성과 방안을 생각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5조 3,041억 원, 영업이익 1조 2,153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있는 점을 내세워 올해 예년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자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넥슨을 시작으로 ICT 업계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씩 연봉을 일괄 인상하자 국내 1위 ICT 기업임에도 보상안이 없다는 점에 논란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임원들이 ‘스톡옵션 파티’를 벌이며 일반 직원들의 반발에 불을 붙였다. 네이버는 올 3월 24일 임원 119명에게 스톡옵션 80만 6,000주를 부여했다. 당시 기준 3,100억 원에 달하는 액수다. 1인당 평균 지급 금액이 26억 원에 달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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