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황소랠리 누릴래"… 서학개미, ETF 쓸어담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주 순매수 1위 종목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ETF
상위 10개 중 4개가 'ETF'
그간 '원 픽'이던 테슬라 3위로
개별종목 투자 리스크 줄여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적시즌에 돌입한 미국 증시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미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타이트한 반도체 수급 여건과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책 속 반도체 ETF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증시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개별종목 투자보다는 ETF를 통한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결제기준 4월 12~16일)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ETF 상품이었다. 순매수 1·2위와 5·6위를 차지했다.

1위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ETF(SPDR S&P 500 ETF)'로 순매수액이 3633만4126달러, 2위는 '아이셰어즈 코어 채권 ETF'로 3616만143달러를 기록했다. 5위와 6위는 '아이셰어즈 골드만삭스 반도체 ETF'(2104만974달러)와 대표적인 기술주 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1945만5039달러)가 차지했다.

올들어 서학개미들의 '원 픽(top pick)'이었던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3위(3093만666달러)로 내려앉았고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는 4위(2994만4964달러)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ETF 인기가 높아진 것은 미국의 호황장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개별종목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률은 높이기 위해서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와 가치주의 구분과 같은 스타일 팩터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스타일의 차이보다는 실적과 모멘텀 팩터에 따라 업종간의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빅테크와 테슬라, 금융업과 에너지 등 이미 동행성을 보여왔던 종목군의 주가가 엇갈려 가는 현상들이 확인되고 있으며 시장금리 변동에 의한 주가 영향력 역시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 수혜주와 경기회복 관련주에 중소형주가 많아 주가 변동성이 큰데다 이들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서학개미들이 ETF를 통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같은 투자 흐름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편입종목 중 상당수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거래량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해 거래되는 S&P500 지수 종목 비율은 지난주 95%를 넘어서며 2009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이 비율이 95%를 넘어선 것은 2003년 12월, 2009년 9월, 2013년 5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과거 95% 이상을 기록한 뒤 6개월 및 1년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거래량 또한 증가했다. 강세장 판단 기준 중 하나인 '거래량의 5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S&P500 기업 비중이 90% 이상'도 지난주 충족됐다.

이같은 기술 지표의 강세 신호에도 우려는 제기된다.

지난해 3월 이후 S&P500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돈 풀기 정책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특별한 조건에 힘입어 이미 87%가량 오른 상황에서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자문사 전략가인 키스 러너는 WSJ와 인터뷰에서 "기술 지표들은 여전히 상승세를 시사하지만 나라면 주기적인 하락을 예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다이 캐피털 리서치의 제이슨 고에퍼트 대표는 "기술적 지표가 추가 상승을 가리키는 시점에서 함께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상당한 회복의 신호인가 아니면 극단적인 투기의 신호인가"라고 반문했다.

찰스 슈와브의 최고투자전략가인 리즈 안 손더스 역시 "시장 심리가 고양된 상태에서 참여율이 떨어진다면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