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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지배구조 개편' SK그룹, 석달새 회사채 3조3086억 늘었다 [10대 그룹 회사채 발행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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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도 넉달새 9990억 ↑
지배구조 개편 앞두고 실탄 마련
ESG회사채도 7조7200억 '열풍'
10대그룹 계열사가 67.4% 차지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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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투자는 기업들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이렇다 보니 국내 10대 그룹사는 지배구조 개편, 인수합병(M&A), 친환경 사업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으로 분주하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회사채 금리가 은행 대출보다 금리가 더 낮을뿐더러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M&A·지배구조 재편 '실탄' 확보전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 3개월여 만에 회사채 순증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3개월여 만에 회사채 잔액이 3조3086억원 증가했다. 전체 10대 그룹이 잔액 증가액의 64%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SK(3200억원), SK하이닉스(1조1800억원), SK매직(1500억원), SK가스(3000억원), SK건설(3000억원) 등 여러 계열사가 두루 회사채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SK그룹은 지배구조 재편, M&A, 바이오 사업 투자 등 과제가 많은 만큼 실탄 마련에 대한 고민도 크다. 먼저 SK하이닉스는 10조원 넘는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앞두고 있다. 이에 회사는 올 연말까지 8조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재편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 중간지주회사 설립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재편안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이 통신회사와 비통신회사로 분할하는 안이 핵심이다.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목표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코스피 상장이 지배구조 개편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회사채 잔액은 44조9564억원에서 45조9554억원으로 넉달 만에 9990억원 늘었다.

또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전기차 시장 사업을 확대하는 현대차, 기아의 회사채 잔액은 올 들어 70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그룹 회사채 잔액은 1조4850억원이 늘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면세점 부문, 영화관 사업 등의 실적악화가 지속돼 롯데지주,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의 회사채 순발행이 대체로 증가한 결과다.

이외 현대중공업그룹(8620억원), 신세계그룹(7750억원), LG그룹(6200억원), 삼성그룹(7150억원), CJ그룹(800억원) 순으로 잔액이 증가했다.

■ESG 회사채 열풍도 10대 기업 주도

ESG가 거스를 수 없는 투자 흐름이 되면서 기업들의 채권 발행 덩치도 커졌다.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ESG 회사채(여전채 제외) 발행잔액은 1조8000억원이었으나 지난 16일 기준 7조7200억원으로 뛰었다.

이 중 전체 잔액의 67.4%(5조2080억원)가 10대 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ESG 채권이다. ESG 채권 발행 규모를 살펴보면 SK그룹이 1조6580억원으로 많았다. SK에너지 5000억원, SK하이닉스 4400억원, SK 3200억원, SK건설 3000억원, SK렌터카 980억원 순이다. 현대차그룹(여전채 제외) ESG 채권 잔액도 1조2000억원에 달했다. 현대제철 5000억원, 현대차 4000억원, 기아 3000억원 순이다. 이외 LG화학 8200억원, 현대오일뱅크 4000억원, 롯데쇼핑 1700억원 등 대기업 위주의 발행이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SG 채권은 일반 회사채 금리보다 대체로 낮은 금리로 조달이 가능하다"면서 "대기업들이 ESG 채권으로 조달 규모를 늘리고 이자비용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추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대출 관리를 하면서 기업들로선 자본시장에서 조달을 확대해 나가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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