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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러시아 교도소, '단식투쟁' 나발니 병원 옮기기로…"상태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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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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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에 출석한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모습. 모스크바|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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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이 건강 악화설이 제기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를 19일(현지시간) 결국 감옥에서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지역 연방교도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발니를 수감자 전용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교도소 측은 “나발니의 건강은 양호하며 매일 의사가 검사하고 있다”면서 “환자의 동의를 받아 비타민을 처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옥에 수감 중인 나발니는 지난달 말부터 허리 통증과 다리 감각 마비를 호소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의사의 진찰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여왔다. 나발니 변호인 측은 나발니가 언제라도 심부전을 일으켜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즉시 치료를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 정부를 압박했다. 미국은 “나발니가 감옥에서 사망한다면 러시아 정부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나발니의 건강 문제를 외무장관 회의 의제로 채택하며 러시아 정부에 “즉각 치료”를 요구했다. 결국 러시아 정부도 나발니 치료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고 대규모 반정부 거리 시위를 조직한 반체제 인사다. 지난해 8월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독성물질 노비촉의 공격을 받고 쓰러져 독일에서 치료받았다.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구소련이 사용하던 노비촉으로 나발니 독살을 시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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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소유라고 폭로한 흑해 연안 별장 전경. 구글맵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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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오려던 나발니는 지난 1월17일 모스크바 공항에서 전격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나발니에게는 돈세탁 및 사기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나발니가 체포되자 지난 1~2월 러시아 전국에서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나발니 측은 수감 중에도 유튜브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흑해 연안에 초호화 별장을 소유했다거나,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자식이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모스크바 검찰은 이날 나발니가 운영하는 반부패재단(FBK)을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나발니 세력이 자유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전복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재단은 해체될 수 있고, 소속 활동가들은 최대 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반 즈다노프 반부패재단 소장은 오는 21일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나발니 지지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21일은 푸틴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예정된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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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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