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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백신 확보량 감안해 순서 바꿔 사회필수인력 먼저 ‘AZ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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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2분기 접종계획 일부 변경 왜

[경향신문]

경향신문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19일 항공사 승무원이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항공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공항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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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6월서 이달 말로…65~74세, 5~6월 700만회분으로 진행
인도 백신 수출 금지, 미국은 ‘3차 접종’ 검토…백신 확보 비상

정부가 30세 이상 경찰·해양경찰·소방 종사자 등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시기를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겼다. 희귀 혈전증 문제로 30세 미만이 AZ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자 사회필수인력 접종을 앞당겨 1차 접종자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 사망 위험이 높은 연령층에 우선 접종한다는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흔들린 접종 순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9일 “30세 이상 경찰·해양경찰·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17만3000명, 의원급 의료기관·약국의 보건의료인 25만7000명, 만성 신장질환자(투석환자) 7만7000명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26일부터 접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군·구별로 별도로 지정된 위탁의료기관 1790곳에서 AZ 백신을 맞는다. 30세 이상 군인 12만9000명은 국방부가 접종 동의 여부를 조사해 군부대·군병원에서 자체 접종할 예정이다. 세부 일정은 추진단과 국방부가 협의 중이다.

코로나19 대응의 가장 큰 목표는 ‘사망 최소화’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위험, 의료·방역체계 유지, 전파 특성을 고려해 예방접종 순서를 정했다고 밝힌 터다. 이 원칙대로라면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고령층이 맨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한다. 현재 75세 이상 고령층은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65~74세 대상 AZ 백신 접종은 5월 시작된다. 접종 시기를 조정하려면 65~74세 연령층 접종을 앞당기는 게 우선순위일 테지만 방역당국은 30세 이상 사회필수인력에게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

백신 수급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AZ 백신 접종 대상인 65~74세 고령층은 494만명인데 현재 확보한 백신 물량은 이에 못 미친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원래는 고령층에게 먼저 접종을 시행하는 게 맞다”면서도 “고령층(65~74세)이 494만명 정도 되기 때문에 1만여개 위탁의료기관이 동시에 문을 열 때 접종을 단기간에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5~6월에 들어오는 AZ 백신 700만회분을 활용해 고령층 접종을 좀 더 집중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65~74세는 다음달부터 들어오는 백신 700만회분으로 접종한다. 30세 미만이 접종 대상에서 빠지면서 여유가 생긴 AZ 백신 물량 64만명분은 향후 60~64세 접종에 활용한다. 그에 앞서 비교적 수가 적은 30세 이상 사회필수인력(30만2000명)을 먼저 접종한다는 것이다. 백신 수급 문제로 접종 우선순위가 흔들린 셈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원칙에서 빠져나가는 예외 상황이 자꾸 생기는 건 장기적으로 좋은 방안이 아니라고 본다”며 “우리의 목표 1번이 사망·중증 이행을 줄이는 것인 만큼 고령자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수급 상황과 정책적 고려가 과학적 판단에 계속 영향을 주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며 “확실히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많은 고위험군에게 접종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 변이 위험과 백신 공급난 심화

전 세계적 백신 공급난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적 백신 공장인 인도가 최근 자국 내 백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백신 수출을 중단했고, 미국은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한 3차 접종(부스터 샷)을 검토 중이다. 기존 백신이나 치료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도 늘고 있다.

방역당국은 22일부터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고위험 국가인 남아공과 탄자니아에서 오는 입국자 전체에 대해 14일간 시설격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변이 바이러스와 불확실한 면역항체 지속 기간을 고려해 추가 백신 확보도 검토 중이다.

정 추진단장은 “하반기에 (백신을) 추가 확보하는 부분도 계속 논의 중이며 2022년 이후에 어떤 백신을 확보할지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가 접종에 필요한 물량,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임신부와 18세 미만 연령층 접종을 고려해 추가 백신 확보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도현·조형국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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