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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호주-뉴질랜드 자가격리 없는 '트래블 버블' 시작… 가족 눈물의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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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호주와 뉴질랜드간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 19일 호주 시드니 국제공항에서 오랜만에 상봉한 모녀가 서로 껴안고 있다. 시드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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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뉴질랜드가 19일(현지시간) 자가 격리 없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ㆍ비격리 여행 권역)’을 세계 처음으로 시행했다.

19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59분부터 양국 간 트래블 버블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양국을 드나들지 못했던 시민들의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졌다.

호주는 지난해 10월부터 뉴질랜드에서 온 입국자를 격리하지 않기로 했지만, 뉴질랜드는 전날까지도 호주 입국자에 대한 격리 제도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그간 양국 국민의 왕래에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뉴질랜드까지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하면서 트래블 버블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서나 백신 접종 증명서 없이도 감기 증세만 없다면 양국의 왕래가 자유롭게 됐다. 다만 비행기 안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도착 뒤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을 휴대폰에 설치해야 한다.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뉴질랜드행 비행기 탑승을 앞둔 데니즈 오도노휴씨는 가족과 만날 생각에 감격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시드니공항에 온 돈 트랏 씨도 뉴질랜드 방문에 대한 설렘에 대해 “내가 오늘 얼마나 감정에 휩싸였는지 모르겠다. 비행기를 다시 탄다니 묘하다”고 말했다. 트리쉬 스타물로스씨는 시드니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딸을 1년 넘게 보지 못했다. 매우 행복하다”고 전했다. 공항 활주로 인근에는 커다란 글씨로 적힌 ‘웰컴 화나우(Welcome Whanau)’라는 문구가 적히기도 했다. ‘화나우’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언어로 가족을 뜻한다.

이처럼 뉴질랜드가 호주인을 환대하는 것은 형제처럼 끈끈한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 2019년 뉴질랜드를 방문한 호주인은 약 150만명으로 뉴질랜드 전체 입국자의 40%정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사람 중 50만여명이 호주에 살고 이들은 2,600만 호주 인구의 약 2%다. 양국 국민은 자유롭게 왕래하다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 조치로 발이 묶였다. 여행 버블이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떨어져 살던 가족에게는 해방감을 준 셈이다. 저신다 아덴 뉴질랜드 총리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가까운 미래에 뉴질랜드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양국 정부는 여행 버블 상황을 봐가며 추가적인 국경 개방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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