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가장 먼저 회복했다는 中경제…근데 증시는 왜 이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도 중국 증시는 영 부진한 모습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보합권이고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에서 거래되는 우량주들을 모은 CSI300지수는 올해 들어 3% 떨어졌다. 미국 증시가 경제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기록을 돌파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민은행의 점진적인 부양책 축소, 대형 기술주에 대한 규제 강화, 미국과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국 경제 펀더멘탈이 견고한 만큼 당분간 황소와 곰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사진=AFP


19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중국 증시 상승을 예상하는 것과 달리 CSI300지수는 2월 18일에 기록한 전고점 대비 15% 떨어지는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공포에 전 세계 증시가 출렁였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가파른 내리막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증시만 떼어놓고 보면 강한 경제 성장률, 지속적인 경제 개혁, 소비자 주도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 지수 편입에 따른 수요 증가 같은 배경은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러나 단기적 장애물이 투심을 지배한다는 지적이다. 화싱증권의 브루스 팽 거시·전략 연구 총괄은 단기적 장애물로 "수익 회복 모멘텀의 미세한 약화, 경기 부양책의 단계적 철회, 잠재적인 지정학적 위험" 등을 꼽았다.

실제로 중국 금융당국은 투기를 억제하고 자산 버블이 형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팬데믹 중 금융 시스템에 투입한 유동성 일부를 거둬들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올해 1분기에 405억위안(약 6조9300억원)어치 1년만기 자금을 순회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지표인 사회융자총량 증가율은 완화되기 시작했고, 지난달 인민은행은 은행들에 신규 대출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민은행의 점진적인 부양책 축소는 기업 순익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용 의존도가 높은 기술, 소매, 자동차, 부동산 등이 대표적이다. UBS에 따르면 이들 업종은 2월 말 이후 올해 순익 전망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증시 오름세를 주도하던 대표 기술주들의 부진도 시장 투심에 영향을 줬다. 특히 중국 정부는 최근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온라인 플랫폼 공룡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달 반독점 위반 혐의로 182억위안에 달하는 벌금을 맞았고 텐센트를 비롯한 33개 기술 플랫폼들은 지난주 행동을 수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도 중국 기업들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국 당국은 지난해 통과된 법에 따라 미국의 회계감사를 거부하는 중국 기업을 뉴욕 증시에서 퇴출시킬 수 있도록 했고 이달 앞서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슈퍼컴퓨팅 기업과 연구소 등 7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다만 이번 중국 증시 조정은 주요 주가지수가 반토막 났던 2015년만큼 심각하지는 않으리나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신용잔고율이 5%로 6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당시보다 훨씬 신중하며 시장이 하락할 때에도 추가 하락을 부추길 마진콜에 불을 댕기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시장 심리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장기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이 커진 데다 최근 기술, 헬스케어 관련주에 집중된 하락세가 안정되면 다시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NAR은 전했다.

올해 중국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를 '6% 이상'으로 제시했는데 시장은 대체로 8%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일각선 중국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쓸 수 있다는 전망도 낸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강한 성장세를 배경으로 CSI300지수 편입 기업들이 순익이 올해 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시장 개방을 지속하고 글로벌 지수에 중국 기업들이 추가되면서 글로벌 자금의 유입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의 짐 맥카퍼티 아시아·태평양 주식 리서치 공동 대표는 "글로벌 머니매니저들은 구조적으로 중국 투자 비중을 낮게 가져간다"면서 "장기적인 시각을 가진다면 지금보다 중국 비중을 늘리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