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문 중 흑인에 아홉발 쏴…"내 테이저건 훔쳤다" 진술
목격영상 공개로 거짓 탄로…법원 "탓할 사람 자기뿐"
검문하던 흑인을 사살한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미국 전직 경찰 마이클 슬리에저 |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차량 검문 중 달아나던 비무장 흑인에게 수차례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미국 경찰이 2심에서도 징역 20년 형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민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마이클 슬레이저(39)에게 징역 20년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최근 들어 경찰이 근무 중 사람을 죽인 사건에 대해 받은 가장 센 형량에 속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슬레이저는 2015년 오토바이를 몰던 흑인 남성(당시 50세) 트래비스 스콧을 검문하다가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두 사람은 땅에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스콧이 일어나 달아나려고 하자 슬레이저가 등을 향해 아홉 차례 총을 쏴 다섯 발을 맞혔다.
슬레이저는 당초 스콧이 자신의 테이저건을 훔치고 공격해 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추후 공개된 목격자 영상에서 외려 슬레이저가 스콧에게 테이저건을 쏘는 모습이 공개돼 여론의 분노를 샀다.
슬레이저는 검사 측에서 플리바게닝(유죄협상)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변호인이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1심 결과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하지만 변호인은 슬레이저에게 모든 플리바게닝 제안에 관해 말해줬다고 반박했고, 법원은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처음엔 피해자를 탓하더니 이제는 변호인과 재판부를 탓하려고 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재 상황과 형량에 대해 청원인이 탓할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게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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