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를 2030년까지 OECD 평균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현재 약 3000명인 의대 입학 정원을 10년 간 6000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늘어난 의사가 지역에서 응급, 외상, 분만 등 필수의료를 담당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함께 제기됐다.
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에 참가한 6개 단체는 20일 서울 영등포 이룸센터에서 열린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정원 확대 공청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정책 요구안을 발표했다.
의료혁신협의체는 의료 이용자 중심 보건의료 제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0월 구성된 단체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소비자연맹,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YWCA연합회 등이 참가하고 있다.
의료혁신협의체의 요구안을 발제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는 "의사는 의료 행위에서 배타적 독점권을 갖기 때문에 의사 인력이 늘지 않으면 다른 의료인력이 아무리 늘어도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공급될 수 없다"며 "그래서 의료 인력의 핵심인 의사 공급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의사 수에 대해 "한국의 인구 1000명당 면허 의사는 OECD 평균의 65.7% 수준이고, 의대 졸업자로 보면 58% 수준"이라며 "2018년 기준 의사 평균 소득이 도시 근로자의 6배로 OECD 평균인 2~3배에 비해 크게 높다는 점도 한국에 의사가 희소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특히 지역별 활동 의사 수 격차는 심각하다"며 "가장 수가 많은 서울에서는 인구 1000명당 3.12명의 의사가 활동하는 반면 경북에서는 1.38명의 의사가 활동해 2.3배 정도의 격차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OECD 평균 수준에 맞추려면 7만 4773명의 의사가 필요하다"며 "2030년까지 한국의 의사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3000명 가량인 의대 정원을 두 배로 늘려 10년 간 매해 6000명의 의사를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중 절반인 3000명은 필수의료를 진료할 지역 의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혁신협의체는 이날 공공의대 설립과 공공의사 양성 등에 대한 정책 요구도 밝혔다.
주요 골자는 공공의대, 국공립 의대에서 '지역의사제'를 통한 선발로 지역의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사를 양성하고 정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이들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공공의대 부속병원, 지역별 공공의료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 지역의사제 선발 의사의 공공의료기관 10년 의무복무 규정 제정 △ 지역의사제 선발과 교육 과정에서부터 지역의사 양성에 초점을 맞춰 운영 등도 지역의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할 의사 양성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오는 5월 새로 들어선 의협 집행부 등과 진행할 의정협의체, 오늘 요구안을 발표한 의료혁신협의체, 부처 간 협의 등 세 가지 틀을 통해 보건의료 발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이와 관련한 비전이나 로드맵을 마련하고 다양한 협의체를 통해 작년과 같은 문제가 없도록 관련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 참가단체들이 20일 서울 영등포 이룸센터에서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 정원 확대 공청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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